[시위2제]민노총 "경찰때문에…" 상인들 "민노총 때문에…"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8분


경찰이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의 노조사무실 진입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노조원 40여명이 중상을 입자 11일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과 대우자동차 노조 김일섭 위원장 등은 11일 인천 부평구 산곡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맨손으로 길에 누워 있는 조합원들을 짓밟고 곤봉 방패 등으로 내리쳐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골절상을 입은 조합원이 45명에 이르고 있다”며 “법원의 노조사무실 출입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는 것은 실정법을 어기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이 폭행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와 사진을 공개한 뒤 경찰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은 9일과 10일 인천 부평구 청천동 부평공장 내 노조사무실 출근을 시도하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충돌을 빚었다.

한편 인천지방법원은 대우자동차 노조가 신청한 ‘노조사무실 출입 및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7일 “회사는 노조 조합원의 출입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한 상태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종묘공원인근 꽃묘등 훼손▼

상습 시위지역인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인근의 일부 상인들이 시위 과정에서 파손된 공공재산에 대한 배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상인 모임인 ‘종로를 사랑하는 사람들(대표 한기영)’은 지난달 31일 종묘공원에서 열린 민중대회로 큰 피해를 보았다며 11일 이 행사를 주관한 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과 집회 참가 단체들에 2536만9000원의 연대배상을 요구했다.

배상금 산출 명세는 당시 집회로 생긴 쓰레기 처리비용 34만여원과 훼손된 종각 녹지대 꽃묘 1만4000포기의 식재비 432만여원, 종로타워 앞 철쭉 7200그루 식재비 1972만원 등이다.

상인들은 “높은 임대료를 내고 생업에 종사하는 지역 상인들이 빈번한 시위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이번에 요구한 배상금은 일단 종로구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공재산에 대해 피해배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본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 제기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민노총측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합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한 집회로 발생한 공공의 피해에 대해서는 변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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