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지방선거에도 217억 지원…강삼재의원 출두통보

  • 입력 2001년 1월 5일 22시 55분


김기섭씨가 구치소로 가기위해 나서고있다
김기섭씨가 구치소로 가기위해 나서고있다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5일 96년 4·11 총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으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에게 6일 중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아들 현철(賢哲)씨 부자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강의원을 조사할 준비가 다 됐다”며 “강의원과 다각도로 접촉해 소환조사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의원은 “당지도부와 상의해 출두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6일 소환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강의원을 상대로 96년총선 직전 당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에게서 940억원의 안기부 자금을 건네 받았는지, 받아서 총선 후보자들에게 선거자금으로 배분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 [드러난 '안기부 돈' 흐름]예산 1157억 선거자금 둔갑
- [안기부 자금 공방]YS 'DJ 비자금' 카드 꺼내 역공
- [안기부자금 공방]김중권대표 "이총재 몰랐을리 없다"
- [안기부자금 공방]강삼재씨 "안기부 돈 받은적 없다"

검찰은 김 전대통령 부자 조사와 관련, “김 전차장이 자기 판단과 책임 하에 안기부 자금을 건네줬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해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96년 총선과 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안기부 돈 1157억원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에 전달한 혐의(특가법상 국고손실 등)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운영차장을 5일 구속했다. 검찰은 황명수(黃明秀)전 의원에 대해서도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를 해 주겠다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전차장은 95년 10월∼96년 1월 대한투자신탁 명동지점 등 7개 금융기관에 6개 단체 명의로 안기부 돈 940억원을 분산 예치했다가 96년 ‘4·11’ 총선 직전 경남종금 서울지점의 신한국당 차명계좌에 입금시켜 전달하는 등 국고를 횡령한 혐의다.

김전차장은 또 95년 2∼4월 한국투자신탁 등 6개 금융기관에 안기부 돈 217억원을 분산 예치했다가 6·27지방선거 직전 국민은행 서여의도지점 등 18개 시중은행에 개설된 민자당(신한국당의 전신)명의의 계좌에 입금한 혐의다.

김씨는 구속되면서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안기부법상 예산집행의 책임자는 안기부장이 아니라 운영차장인 나였던만큼 그에 상응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은 일이 없으며 당시에는 나라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지금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전의원은 93년 프랑스 알스톰사의 로비스트인 최만석씨(59·수배중)에게 정관계 로비를 약속하고 알스톰사가 차량 공급업체로 선정된 뒤 96년 4차례에 걸쳐 사례금으로 5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