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파업' 노·정 합의까지]11시간 마라톤협상

  • 입력 2000년 12월 22일 03시 22분


금융노조와 정부는 21일 밤 여의도 노사정위 사무실에서 11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본회의 안건 및 보고안 처리가 끝나자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본회의를 정회하고 관련자끼리의 비공개협상을 제의해 위원들의 합의로 비공개협상이 시작됐다.

○…이날 본회의가 시작된 지 40분 정도 지나 회의장에 입장한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은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파업을 예고한 은행들에서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본회의가 정회되기 전 노사정위원인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몫의 위원 자리가 비어있는 만큼 당사자인 금융노조 이 용득위원장을 본회의에 참석시키자”고 제안했으나 이는 거부됐고 이용득 위원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발언기회를 얻었다.

○…노―정 타협을 위한 비공개협상은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 이근영 금감위원장, 김상남 노동부 차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황조 금융부문특위 위원장만이 참석해 진행.

이용득 위원장은 협상장 바로 옆방에서 집행부 간부들과 긴장된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다가 수시로 협상장을 빠져나온 이남순 노총위원장과 그때그때 대책을 숙의했다.

비공개협상을 시작한 지 1시간여가 지나 진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기 위해 협상장을 떠나자 비공개협상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미 양측이 입장을 개진한 뒤여서 진 장관의 공백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집행부 간부들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을 통해 협상내용을 전달받으며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경기 고양시 일산 등의 노조원 집결상황을 수시로 체크.

이용득 위원장은 또 일부 언론에 ‘노―정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간 데 대해 노사정위 기자실에 뛰어와 “오늘은 100% 결렬”이라고 소리치며 흥분. ○…한편 권영길 대표와 천영세 사무총장 등 민주노동당 간부들은 21일 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노조원들이 집결하고 있는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을 방문, 금융산업노조의 투쟁을 지지했다. 민주노동당 간부들은 “제1차 금융구조조정 당시 은행들은 인력 50%를 감축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했다”면서 “은행들이 이처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는데도 정부의 은행간 강제합병 추진으로 인해 또 다시 인력감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금융산업노조의 파업투쟁을 지지했다.

<김승련·이나연기자>srkim@donga.com

▼은행파업 노-정 합의문▼

▽금융지주회사 문제

1.‘7·11 노정합의’에 의거,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는 4개 은행(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을 자회사 방식으로 편입하되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한다. 금융지주회사는 제2항의 기간내에는 경영전략, 점포중복 등 통상적인 범위내에서 경영권을 갖는다.

2. 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는 2002년 3월말까지는 컨설팅 작업을 계속해 기능재편 등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해 2002년 6월말 이내에 노사간 협의를 통해 기능재편 등을 완료한다.

3. 인력감축 여부는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에 의해 결정하되 반기별로 MOU 이행상태를 점검해 추가적인 공적자금의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합병 문제

‘7·11 노정합의’ 정신을 존중해 노사간의 자율적인 협의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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