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요진, 일산 백석동 '주상복합' 로비-특혜의혹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56분


경기 고양 일산신도시 내에서 추진 중인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최고 55층) 건축을 놓고 시행사의 추진 타당성 주장에 맞서 시민단체들은 특혜시비와 로비의혹을 제기해 갈등이 더욱 증폭하고 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이 건물을 짓기 위해 건축현장 인근 군부대까지 이전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1237에 41∼55층 규모로 10개동 건설이 추진 중인 주상복합건물 부지는 당초 출판문화단지로 예정돼 있었으나 98년 요진산업이 이 부지를 매입한 뒤 주거용으로 용도변경을 신청, 고양시와 고양시의회를 거쳐 현재 경기도의 심의가 진행 중이다. 자치단체에서 올린 도시계획변경안은 광역자치단체가 그대로 통과시키는 관행에 비추어 이 사업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곧 착수될 전망이다.

▽군부대 이전〓적기(敵機)가 출현하면 대응사격을 해야 하는 인근의 방공포부대도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군부대 인근의 대형 개발사업은 군의 제동으로 좌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선 군부대가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요진산업의 한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임무수행에 지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인근의 방공포부대를 이전하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전비용은 우리가 부담키로 했으나 아직 군부대측이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비의혹〓18일 열린 백석동 주민토론회에서 이 지역 출신 정범구 국회의원이 “요진측이 로비 시도를 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입소문으로 떠돌던 로비의혹을 국회의원이 공식 확인했기 때문. 정의원은 “ 4월 선거기간 중 건축에 반대한다고 밝히자 선거기간중과 당선 이후 각 한 차례씩 요진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와 이를 거절했다”며 “구체적인 로비는 아니었지만 오해의 소지가 생길까봐 아예 만남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반발〓고양시민회 등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자족기능을 위한 부지에 또다시 대형 주거단지가 형성되면 생활환경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며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한 것은 특혜”라며 반발해왔다. 18일엔 백석동 주민토론회를 열고 성명서를 통해 “특정업체의 사업목적을 위해 일산의 도시계획이 바뀐다면 금세 난개발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주민 찬반투표를 실시하자”고 고양시에 요구했다.

또 고양시민회 유왕선(劉旺宣·41) 공동대표는 지난달 특혜 의혹이 있다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최근 진정인 조사를 마쳐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개발 주체 주장〓시행사인 요진산업은 “법적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로비나 특혜란 있을 수 없다. 10년째 방치된 부지에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자족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쾌적한 일산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미 출판문화단지는 파주에 조성중이고 원래의 도시계획대로 유통업무 설비시설인 농수산물센터 화물터미널 등이 들어서면 시민단체 주장보다 더욱 심각한 생활환경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도를 변경했지만 이 부지를 전매 또는 전대하지 않기로 공증을 해둬 특혜가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요진산업 관계자는 “사업예정지에 학교부지와 국제벤처비즈니스센터 등을 마련해 자족기능을 충분히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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