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장성 인사 "新인맥 구축" 뒷말 무성…육군 합참요직 독식

  • 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25일 발표될 장성 진급 및 보직인사를 놓고 군 안팎에 뒷말이 무성하다. 인사안은 현재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이나 일부 인사내용이 군내에 새로운 인맥을 형성한다는 비판과 함께 육군이 타군의 핵심보직을 가져가려는 것이라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육군의 경우 정영무(鄭永武·육사22기)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김석재(金石在·육사23기)1군사령관의 전역으로 생기는 대장 두 자리를 놓고 경합이 치열한 가운데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을 놓고 양론이 심하게 엇갈린다.

군에서 손꼽히는 전략 전문가로 알려진 A중장은 78년 ‘미래군 개혁’이라는 기치 아래 창설된 ‘육군 80위원회’에 근무했던 경력 때문에 일단 유력한 대장 승진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조성태(趙成台)장관과 박용옥(朴庸玉)차관이 영관장교 시절 A중장과 함께 이 위원회 멤버였다.

지난해 5월 개각에서 조장관을 강력히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진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도 당시 준장으로 80위원회를 이끈 간사장 출신이라 이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식의 인맥을 형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무성한 것.

또 다른 대장 후보로 거론되는 B중장 역시 공교롭게도 조장관의 학교후배여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인사잡음은 육군과 해-공군간에도 마찬가지. 육군측이 합동참모본부의 중장급 보직 중 유일하게 공군 몫으로 되어 있는 전략기획본부장 자리를 육군이 가져가고 대신 상대적으로 한직인 인사군수참모본부장직을 공군에 넘기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 발단이다.

공군이 이에 반발해 영관 장교들이 대책모임을 갖자 육군은 해군 중장이 임명된 합참차장을 공군으로 돌리고 인사군수참모본부장은 해군이 맡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번엔 해군의 반대에 부딪혔다.

여기에다 해군은 국방부 국장급 보직 중 유일하게 해군 소장이 앉아 있던 정보화기획관 자리가 정부 방침에 따라 개방형 직위로 바뀌면서 예비역 육군대령이 임명된 데 대해서도 못마땅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군 관계자는 “현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네 차례의 장성인사에서 그동안 소외돼온 호남 인맥을 우대하면서도 외형적으로는 전문성을 고려하고 지역과 출신기수를 안배해 그런대로 무난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원칙마저도 무시된 채 인사안이 만들어져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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