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땅굴 진위논란]軍 현장 탐사…진상 곧 드러날듯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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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에 북한의 남침 땅굴이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자 군당국이 현장에 대한 공개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民軍 합동조사단 파견▼

합동참모본부와 육군은 3일 SBS보도를 계기로 남침땅굴 의혹이 다시 제기된 경기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일대에 이장흠(李將欽·육군소장)군사정보부장 등 민 군 관계자 26명을 보내 확인작업을 벌였다.

민군 확인팀은 이날 SBS가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지점(지하 36m)으로 검층 카메라를 내려 보내다 시추공 끝부분인 지하34m 부근에서 돌에 걸려 더 이상의 카메라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일단 작업을 중단했다. 확인팀은 4일 한국자원연구소가 보유한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다시 확인작업을 계속키로 했다.

민간인과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탐지작업을 벌여 땅굴의혹을 없애겠다는 군 당국의 계획은 하루 뒤로 미뤄졌지만 군부대의 땅굴탐지 작업에 참여해 온 민간 전문가들은 연천군 일대의 지형특성을 감안하면 땅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98년이후 16차례 의혹제기▼

임진강에 인접한 연천군 일대의 지형과 지질을 분석한 결과 △평면형태의 암석과 화약폭파 흔적은 단층작용 때문에 생겼고 △기계음 소리도 지하 단층대에서 나오는 자연음이며 △땅굴굴착 증거인 시멘트나 화학성분이 현장의 미립질 점토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것.

연천군 일대는 전역 군인, 종교인, 지하수 개발업자 등 일부 민간인들이 98년 9월 이후에만 16차례나 땅굴의혹을 제기해 실제로 군이 시추작업을 벌였던 곳이다.

▼비무장지대서도 탐지 작업▼

이번에 논란이 된 지점에서 남쪽으로 400∼500m 가량 떨어진 곳은 군이 92년에 시추 및 탐지작업을 벌여 땅굴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군 당국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10㎞가량 떨어진 비무장지대 안에서도 현재 탐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병조(金炳祚·대령)육군 탐지과장은 “대북 특수정보와 귀순자 진술, 인공위성 및 항공촬영 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땅굴을 팠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계속 탐지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특이징후는 발견되지 않았고 은폐의혹은 더더욱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땅굴 논란에 대한 군의 입장은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서 20여개의 땅굴을 판 것으로 추정돼 탐지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90년 3월 제4땅굴 이후 추가로 발견된 건 없다”는 것이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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