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前妻의 언니 성혜랑씨 유럽생활 첫공개

  • 입력 1999년 12월 22일 22시 56분


96년 1월 모스크바를 탈출해 서방세계로 잠적했던 성혜랑(成蕙琅·63)씨의 근황과 사진 등이 성씨의 딸 이남옥씨(33)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북한 김정일의 전처인 성혜림(成蕙琳)씨의 언니이자 97년 2월 괴한에게 살해된 이한영씨(당시 36세·본명 이일남)의 어머니인 성씨는 잠적 이후 유럽의 한 국가에서 숨어 지내며 월북납북 인사들의 북한 행적을 담은 원고를 집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월간지 ‘여성중앙21’ 취재진은 9월 유럽 모처에서 이씨를 만나 월북 납북 인사 220명의 북한 생활을 담은 원고와 성씨의 서신 2건 및 사진 2장 등을 건네받아 이를 23일 발매되는 이 잡지 1월호에 게재했다. 그러나 취재진은 성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성씨는 집필 취지를 담은 A4용지 한 장 분량의 서신을 통해 “탈북 이후 이산가족의 아픔을 알게 돼 남한 이산가족들에게 월북 납북 인사의 소식을 알리려고 원고를 썼다”며 “이 책이 어떤 정치적 자료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다른 서신에서 아들 한영씨의 사망과 관련해 “97년 2월 황장엽씨 망명 이후 (북측이) 남에 5만명의 간첩이 있다는 사실을 실증하기 위한 사격이었나, (남한측이)한보사태를 안보사태로 돌리기 위한 시나리오였나”라며 살해 배후로 남북한 모두를 의심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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