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특검수사 종결]특검팀 표정-수사 뒷얘기

  • 입력 1999년 12월 17일 22시 40분


17일 오후 파업유도 사건 수사결과 발표장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 사무실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한 수사관은 “우리가 수사한 결과 별것이 아닌 사건이 너무 부풀려져 ‘특검팀도 별수없다’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회계층적 통합실험’을 표방하며 검사출신 변호사, 공안검사, 재야출신 변호사 시민단체 간부 등으로 출범한 특검팀.

비록 법정시한내에 나름대로 수사결과를 내놓았지만 적지 않은 고비를 넘겨야 했다.

첫 위기는 출범 2주만인 11월초에 닥쳐왔다. 사건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위해 임명된 김형태(金亨泰)특별검사보와 재야출신 변호사, 시민단체에서 온 수사관들이 강특검과 갈등을 빚으며 이탈한 것.강특검은 “내가 너무 이상(理想)에 치우쳐 과욕한 것 같다”며 인선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으나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특검팀은 옷 로비 특검팀과는 달리 ‘철통 보안’을 자랑하며 물밑수사를 진행해오다 12월 두번째 거센 시련을 겪었다.

일부 언론이 “검찰 공안부가 작성한 보고서와 정보보고에 파업유도 냄새가 짙게 난다”며 특검팀의 축소 은폐 의혹을 연일 제기하자 이에 흥분한 민노총 간부들이 급기야 ‘폭언사태’를 일으켰다.

17일 발표가 끝난 뒤 특검팀은 이런저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간단한 회식을 하고 해체했다.특검팀은 두달치 예산 8억원 중 3억9000만원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고에 반납했다.

〈김승련·선대인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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