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동아 로비' 실체 수사 가능성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본보취재팀이 입수해 공개한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계기로 신동아그룹측의 전방위(全方位) 로비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동아그룹측은 자신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 검찰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다양한 로비를 시도했다고 27일 언급함에 따라 그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동아그룹측은 최순영(崔淳永)전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11월이후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최종보고서에는 최 전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이희호여사에게 집요하게 접근하려 한 사실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98년 11월 7일 이형자가 정일순의 환심을 사기 위해 3500만원을 주고 산 밍크코트 1벌을 영부인님께 선물해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정일순이 거절(정일순이 이 밍크코트를 이형자에게 인도)’한 것도 그중의 한 사례다.

이씨는 또 밍크코트 전달이 거부된 뒤 최전회장의 사법처리가 임박해지자 지난해 12월 17일 정일순을 통해 다시 이희호여사에게 육포와 편지(최전회장의 구명용으로 보임)를 전달하려다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신동아그룹측은 지난해 6월 해남출신으로 김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정계에 발이 넓은 재미교포 박시언(朴時彦)씨를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당시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과 박주선(朴柱宣)대통령법무비서관,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 등을 만나 최회장의 구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씨는 “부회장에 취임한 뒤 김총장 박비서관 박공보수석을 만나 최회장을 선처해달고 부탁했다”면서도 “평소 아는 사람들을 만나 회사 입장을 설명한 것이지 돈을 갖다 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안팎에서는 최종보고서를 유출한 김태정전법무부장관과 박전비서관 등을 사법처리할 경우 신동아그룹측의 로비 실체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