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수사 /崔특검 문답]"통화테이프 동아일보기자가 제보"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0시 02분


옷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18일 오전 이은혜(李恩惠)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 전에 위증 제의 내용이 담긴 전화녹음테이프를 압수한 경위 등을 상세하게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까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다가 이씨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오후들어 “녹음테이프에서 배정숙(裵貞淑)씨에게 전화한 사람이 이은혜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씨가 ‘제3의 인물’이 확실한가.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오늘 불러 조사했다.”

―녹음테이프를 입수한 경위는….

“동아일보 취재기자가 몇개월 동안 취재한 결과 이씨가 배씨에게 전화한 녹음테이프의 존재사실을 제보해 배씨 사위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찾아냈다.”

―수사 상황은 어떤가.

“정일순(鄭日順)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진실의 실체에 다가섰는가 했더니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은혜씨는 이날 10시55분경 당황한 표정으로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두했다.

―제3자로 지목됐는데 어떤가.

“나는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내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가 있다니 내 목소리가 맞는지 확인해 보겠다.”

―그런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인가.

“그분(배정숙씨)과 나는 친한 사이인 것을 다 알지 않은가. 지금도 전화해 신앙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씨에 대한 조사는 계속됐다. 오후 2시 양인석(梁仁錫)특별검사보가 잠깐 복도로 나와 이씨가 배씨에게 전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은혜씨가 위증 제의를 한 부분을 시인했나.

“전화를 건 사람은 이씨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씨가 실제로 위증을 제의했는지 또 남편인 김정길(金正吉)청와대 정무수석과 사전에 상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신석호·김승련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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