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200여건 10억이상 강절도』…도피 행적 조사

  • 입력 1999년 7월 18일 23시 25분


탈옥범 신창원(申昌源·32)이 2년반에 걸친 도피 과정에서 저지른 범죄행각에 대한 경찰의 본격조사가 시작됐다.

‘신창원 특별조사팀’(팀장 김명수·金明洙 경기경찰청 2차장)은 18일 오후 부산지검으로부터 신의 조사권을 넘겨받아 집중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현재까지 신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범행은 88건에 피해액 5억4000여만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에게 거액을 빼앗기고도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여 피해액수와 범죄건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관계자는 신이 서울과 천안 등지에서 200여건의 강절도사건을 저질러 10억원 이상의 금품을 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이 서울 강남의 고급빌라에서 인질강도로 2억9000만원을 빼앗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이와 관련, 신은 16일 전남 순천에서 부산교도소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문에 자주 등장할 정도’의 유명인사이며 집안 금고에 80억원 상당의 양도성 예금증서가 있었다”고 말했으나 이날 정식 조사에서는 “피해자와의 약속”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신의 아파트에서 압수한 돈다발의 띠를 조사한 결과 문제의 돈이 J, S, 또다른 J 등 시중 3개 은행에서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은행관계자 등을 상대로 피해자의 신원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앞서 신의 탈주경위를 조사한 부산지검은 “탈옥은 신창원의 단독범행”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이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94년 12월부터 탈옥을 준비해 97년 1월20일 오전 3시경 다른 재소자 6명이 잠든 사이에 교도소내 물품창고에서 구한 쇠톱으로 미리 잘라놓은 화장실 환풍구 창살을 뜯고 감방을 빠져나와 교회 건물 공사장을 통해 달아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의 진술을 토대로 17일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충분히 혼자서 탈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순천경찰서는 이날 신이 탈옥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20여일동안 동거한 동거녀 김모씨(25)를 범인은닉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전모(32) 강모씨(23) 등 신의 다른 동거녀 5명도 범인은닉혐의가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하기로 했다.

〈하종대기자·광주·부산〓정승호·석동빈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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