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꺾인 기무사」…사상 첫 압수수색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기무부대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군기밀 누출과 병무비리 사건으로 기무부대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기무부대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하는 ‘수모’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검찰부는 8일 병무비리 2차 수사결과 발표 당시 기무부대원 2명이 병역면제를 알선하고 1100만∼45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검찰은 병역면제를 청탁한 부모와 군의관의 진술을 근거로 지난달 26일 기무부대원 2명을 구속할 때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과 수원의 기무부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무부대 사무실을 군검찰이 압수수색한 것은 50년 육군특무부대로 출발한 기무부대 49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육군특무부대는 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확대됐으며 91년 1월 기무사령부로 이름이 바뀐 군부내 막강조직.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모두 보안사령관 출신이다.

군검찰은 기무부대원 2명을 구속하면서 해당 부대장에게 사전통보도 하지 않아 기무사 관계자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

기무사 관계자들은 보안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기무부대원이 돈을 받고 군사 2급비밀을 민간기업 간부에게 넘겨준 혐의로 구속된데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기무부대원 관련 비리가 잇따르자 기무사는 국민 신뢰는 물론 군내에서의 기무사 위상 실추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남신(李南信)국군기무사령관은 최근 부대원들에게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앞으로 국민과 군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더욱 노력하자”는 격려성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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