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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12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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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를 선언하고 나선 데는 나름대로 배경이 있다. 노총은 이미 97년 6월 공개한 ‘21세기 한국노총 정치활동계획’에서 2004년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을 밝혔고 그에 따라 정치활동을 벌여왔다.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와 ‘정책연합’을 시도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그러나 불법논란이 일었고 상층부만의 정치활동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등 잡음도 있었다.
어쨌든 지난해 4월 노조의 정치활동이 허용됐고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노총은 71명의 후보를 내 42명을 당선시켰다.
노총은 이를 발판으로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총은 여러가지 여건이 독자적으로 정당을 창당해 후보를 낼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정당과의 제휴’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특정 정당과 원내 20석 이상의 의석 보장을 놓고 협상을 벌여 제휴를 시도하고 원내에 진출하겠다는 것.
노총의 이같은 목표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노총은 기존 정당은 물론 새로 생겨날 수도 있는 개혁신당 등 모든 정치세력에 문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국민승리21이 추진하는 진보정당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노총은 보다 유리한 협상을 끌어가기 위해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1백만 조합원과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2백70만명에 이르는 유권자를 조직해 나가겠다는 것.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