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홍리스트/정치권 반응]청와대 『뭔가 있다』뉘앙스

  • 입력 1998년 7월 10일 19시 51분


정치권은 10일 이른바 ‘장수홍(張壽弘)리스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부인, 개별적으로는 ‘뭔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국민회의는 ‘침묵’, 자민련은 ‘수사촉구’, 한나라당은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 공보수석은 “권노갑(權魯甲)전의원은 대선 당시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야당인사들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보도는 보셨으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주선(朴柱宣)법무비서관은 “현재까지 비리혐의가 드러난 정치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야당정치인과 관련, “오래전부터 그런 얘기가 나돈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회의는 권노갑전의원의 실명이 거론된 탓인지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설훈(薛勳)기조위원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권전의원의 정치자금 수수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그가 돈을 받았다면 대선자금이 아닌 오래전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자민련의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검찰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수사를 펼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었다는 의혹을 사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부총재 등 당지도부가 이른바 ‘장수홍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라며 발끈했다.

‘7·21’재 보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안기부의 정치개입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세운 치졸한 계획이라는 것.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정부여당이 후반기 원구성 지연에 따른 여론의 비난화살을 피하면서 ‘8·31’전당대회를 앞둔 이명예총재와 김부총재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음해공작이라고도 해석하고 있다.

〈문 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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