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인양 이모저모]軍당국,여론비판에 촉각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44분


25일 북한 잠수정 인양작업은 세찬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더디게 진행됐다. 물속에서 공기주머니를 매달아 띄우고 방파제까지 옮기는 과정은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군당국은 ‘북한 잠수정 발견 및 예인에 이르는 전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여론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양상.

○…인양작업을 수행한 해군 대원들은 북한 잠수정의 함수와 함미의 무게 차이를 고려해 4개의 공기주머니에 서로 다른 양의 공기를 주입하면서 오후 1시부터 수중 부양작업을 실시, 약 2시간만인 오후 2시55분에 공기주머니 4개가 모두 바다위에 떠오르자 일제히 환호.

○…잠수대원들은 해저 33m 깊이에 가라앉은 잠수정을 인양하는 동안 한번 잠수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고충.

국제공인안전잠수표에 따르면 해저 39.39m에서 잠수원들이 버틸 수 있는 최대 시간은 5분이며 잠수정이 가라앉은 곳의 수심인 해저 33m에서는 15분에 불과해 이 시간을 넘기면 잠수대원이 전신마비 쇼크사 등 치명적인 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

○…22일 강원 속초시 동남쪽 11.5마일 해상에 북한 잠수정이 출현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군은 부근해역에 또다른 적잠수함이 있을 것에 대비, 위협용으로 폭뢰 2발을 투하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합참관계자는 ‘폭뢰충격으로 밸러스트 탱크(부양잠수장치)가 고장나 잠수정이 가라앉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충분히 떨어진 거리에서 폭발했기 때문에 폭뢰가 탱크 고장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변.

○…유삼남(柳三男)해군참모총장 이수용(李秀勇)해군작전사령관 등 해군 수뇌부들은 작전실패를 꼬집는 언론보도에 당혹스러운 표정. 한 해군관계자는 “침투한 북한 잠수정보다 언론보도에 더 신경을 써야할 지경”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 한편 대전 계룡대에서 근무하는 유총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24일 오후 급거 상경(上京)하기도.

○…22일 북한 잠수정 예인작전이 시작된 이래 연일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작전실수와 의혹에 관한 기사들이 보도되자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언론보도에 대한 합참 입장’을 발표.

합참은 “작전은 다소 지연됐으나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무계획적’ ‘우왕좌왕’ ‘고의침몰’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 합참은 또 양양쪽 기사문항에서 동해항으로 목적지가 바뀐 것과 관련해 “수심 1천m이상의 해역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으며 목적지 변경에 따른 추가거리도 3.5마일에 불과하다”고 주장.

○…군은 인양 잠수정에 대한 수색작업을 준비하면서 잠수정의 승조원 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군은 유고급 잠수정은 10여명을 태울 수 있고 최소 승선인원은 6명이며 위기상황시 의사결정을 위해 홀수로 승선인원을 결정한다는 점에 비춰 최소 7명 이상이 승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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