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태풍권」 진입 예보… 金대통령 귀국 회견

  • 입력 1998년 6월 14일 19시 39분


미국 방문을 마치고 14일 귀국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월말까지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대한 전방위 개혁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할 예정이어서 우리 사회가 ‘개혁 태풍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통령은 15일과 16일로 예정된 3부요인 및 정당대표 회동과 국민회의 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서 정계개편 경제구조조정 등에 대한 개혁방향 및 원칙을 천명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정계개편과 관련, “전력(前歷)을 불문하고 개혁을 지지하는 모든 세력이 연대해 국난 극복에 국가 역량을 총결집하자”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선언을 바탕으로 야권의 일부 세력을 포함하는 정계개편의 추진을 보다 구체화해 이달말까지 한나라당의원들에 대한 영입작업을 마무리한 뒤 8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지역 및 세력간 연대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대통령은 “동서화합과 지역통합을 위해 편중인사 해소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지역통합을 적극 뒷받침할 ‘국민화합위원회’ 발족을 검토중이다.

김대통령은 또 18일로 예정된 채권금융기관의 퇴출기업 명단 발표를 신호탄으로 강도 높은 경제구조조정 작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5대그룹 회장단을 포함한 경제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경제구조조정을 위해 대기업들이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대통령은 방미 결산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의 구조조정은 5대그룹이 선도해야 하며 정부가 이에 대해 간접적인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은행을 통한 재계의 구조조정 작업에 상당한 압력이 가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회 및 선거 정당제도개혁 △2차 정부조직개편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 구조조정 등 사회 각 분야의 개혁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계개편과 관련,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경제구조조정을 놓고 재계의 역풍도 만만찮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김대통령은 14일 오후 귀국 직후 서울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미를 통해 한국의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의사를 확인, 국제적 신인도가 높아진 만큼 우리 사회 각 분야가 모두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15일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尹관대법원장 등 3부요인과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 조순(趙淳)한나라당총재 이만섭(李萬燮)국민신당총재 등 정당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방미 결과를 설명한다.

이어 이날 오후 김총리서리로부터 방미기간 중 국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1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소집, 한미정상회담과 미경제인들과의 면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임채청·윤영찬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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