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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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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신중복(愼重福)후보와 무소속 김홍구(金鴻九)후보간의 대결은 한마디로 진흙탕 싸움.
신후보는 선거공보에 ‘해운대구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지, 전라도나 충청도 해운대구가 아닙니다’라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을 실었고 김후보는 이같은 내용이 충청도 출신인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지난달 29일 신후보를 검찰에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두 후보간의 싸움은 31일에도 이어졌다. 김후보는 신재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합동연설회에서 “공보물에 찍힌 신후보의 옷차림을 살펴보니 잠바는 80만원짜리, 혁대는 30만원짜리였다”며 “어떻게 이런 인물이 서민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고 맹공.
이에 신후보는 허리춤에서 혁대를 빼내 높이 쳐들고 “이 혁대는 국제시장에서 9천원을 주고 샀고 공보물에 찍힌 잠바는 사진관에서 잠바차림이 필요하다고 해 빌려입은 것”이라고 반박.
경남 기장군수 선거에서는 금품이 돌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기장중학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최현돌후보측 선거운동원 박모씨(33)가 청중 25명에게 4만원씩 모두 1백만원을 돌리려다 현장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울산시장후보들은 때아닌 ‘그릇론’으로 유권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한나라당 심완구(沈完求)후보가 신문광고를 통해 자신을 울산을 이끌 ‘큰 그릇’으로 비유하면서 자민련 차화준(車和俊)후보와 무소속 송철호(宋哲鎬)후보를 ‘깨진 그릇’으로 비유한 것. 심후보는 차후보측으로부터 선거법위반혐의로 고발됐다.
지역감정 조장 발언도 그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부총재는 지난달 30일 강릉시 정당연설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라도사람을 정부 주요 부서 곳곳에 배치하는 등 과거 정권보다 심한 편중인사를 하고 있다”며 “국민회의가 전라도당, 자민련은 충청도당이라면 조순(趙淳)총재가 이끌고 있는 한나라당은 강원도 당”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시지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자민련은 국민회의에 붙어사는 기생정당, 정권을 창출할 수 없는 불임정당, 내시정당”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 특히 전라도사람들은 선거때마다 특정후보에게 98%의 몰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진해에서는 한나라당 이재복(李在福)시장후보와 무소속 김병로(金炳魯)후보간에 고발전이 벌어졌다. 김후보측이 이후보의 5촌 당숙이 운영하는 지역신문이 노골적으로 이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검찰에 고발하자 이후보측도 김후보측 선거운동원이 이후보측 선거사무원을 폭행하고 선거사무원증을 빼앗았다고 맞고발한 것.
소(小)지역주의도 기승을 부렸다. 여수시장선거에 나선 국민회의 김광현(金光顯)후보가 여천군 출신인 무소속 주승용(朱昇鎔)후보를 겨냥, “시골출신이 전남 최대시(市)의 주인이 되어서야 쓰겠느냐”고 공격했고 이에 주후보는 “여수출신이 시장이 되면 시청청사를 다시 여수쪽으로 옮겨갈 것이다”고 맞대응했다.
〈전국종합〓6·4선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