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비망록」 발견… 換亂규명 단서될지 관심

입력 1998-05-05 21:46수정 2009-09-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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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정부의 경제실책을 수사중인 검찰이 강경식(姜慶植)전 경제부총리의 비망록이 기록된 노트북컴퓨터를 압수,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비망록은 부총리 재임기간(97년3월6일∼11월19일)중 수많은 국내외인사를 면담한 기록과 외환위기, 기아자동차 사태, 금융개혁 등의 경제정책을 추진한 과정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분량은 A4용지 71장.

이 비망록에서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해 11월9일.

“밤중에 IMF 피셔부총재에게서 전화.…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11월9일)

“청와대 보고. 정치불안정 상태가 최소 6개월은 갈 것이기 때문에 IMF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11월10일)

“IMF에 가기로 최종결심. 문민경제가 IMF 구제금융으로 마감한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11월13일)

“외환불안에 대해 IMF와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 다만 이에 따른 정치적부담에 대해서는 몇 번 리마인드. 그럼에도 대통령의 결심은 확고. 의외.… 착잡한 심정. 드디어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의 대열에 동참하게 된 것.”(11월14일)

그렇지만 강전부총리는 취임 초부터 외환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취임 3일째인 3월8일자에는 “외환관리에 신경을 써야. 외화예산 절감 노력이 필요. 종합상사 등의 외환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체제가 만들어져야”라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그는 우리 경제의 기초가 건실해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고 그런 시각은 IMF구제금융 직전까지 유지됐다.

“이윤재국장(재경원 경제정책국장), 외환관계보고. 상당히 심각한 것처럼 보고를 해서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르다.”(8월18일)

“9월 금융대란설은 설로 마감. 8월의 경제동향은 우리 경제의 기초가 건실하게 개선되는 뚜렷한 조짐.”(9월30일)

기아사태의 처리과정에서 강전부총리는 김선홍(金善弘)전회장의 퇴진에 매우 집착했다. 그리고 9월4일자는 “대통령, 행사장 가는 차 안에서 기아 부도 내지 말도록 당부”라고 기록돼있어 김영삼전대통령이 기아를 부도내지 말도록 지시한 사실도 확인된다.

이와 함께 10월21일자는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김인호수석에게 귀띔. 즉 1년 한시 긴급명령을 통해 정리해고 인수합병(M&A) 금융개혁 등의 현안을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기록, 한때 대통령 긴급명령 발동을 검토했던 대목도 나온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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