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ighting①]구조조정 희생자들의 부활플랜

  • 입력 1998년 2월 8일 20시 48분


《‘기억과 욕망이 뒤섞여 잔인한’ 계절. 그 ‘4월’은 아득한데…. 올겨울 한파의 기억은 꿈틀거리는 또다른 욕망을 배고. 구조조정에서 밀려난 사람, 살아남은 사람 모두 성진우처럼 ‘나 살기 위해 몸부림’한다. 실직자와 자리를 지킨 사람의 성공을 위한 인생재설계를 5회에 걸쳐 싣는다.》 S이동통신업체 마케팅부장으로 일하다 지난달말 퇴직한 한정석씨(42). 최근 처세술학원인 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PSA·02―538―7070)가 ‘IMF 실직자’를 대상으로 무료운영하는 성공설계스쿨을 찾았다. 한씨는 아내(40)와 고1,중2의 딸들과 함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의 32평 아파트에 살고 있다. 퇴사한 통신업체의 대리점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그의 ‘성공계획표’를 훔쳐봤다. PSA가 제공한 표에 따른 ‘총체적 상태점검’에서 시작. 재정 가정 지식 사회 신체 정신 등 인생의 6대 분야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인생 수레바퀴’를 그렸다. ―집 한칸은 있어도 직장을 잃었으니 재정은 4점. ―명문대 졸업에 짬짬이 독서했으니 지식은 8점. ―술먹은 다음날 허덕이지만 버틸만하니 신체는 6점. ―결혼기념일을 잊은지 10여년이니 가정은 3점. ―동창회모임 불참 5년 넘었으니 사회는 3점. 찍어놓은 점을 잇고 보니 눌려 터진 찐빵꼴. 이러니 인생이 제대로 굴러갈리가…. ‘인생수레바퀴’에서 찌그러진 부분에 특히‘공력’을 기울여 분야별 목표를 정했다. 한씨가 세운 분야별 목표, 재기의 칼날 벼르기. ▼재정〓2년내 서울 최고의 대리점사장 되기, 1년내 한달 순수입 4백만원, 3년내 은행에 1억5천만원 예치 ▼사회〓4년 내 졸업고교 동창회장 ▼신체〓80세까지 무병장수, 5개월 내 74㎏→68㎏ 감량 ▼지식〓1년내 컴퓨터 마스터, 독서 ▼가정〓55세에 아내와 유럽일주, 두 딸 명문대 입학 ▼정신〓1년 내 영세, 사회봉사활동. 다음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롭게 할 수 있는 일’ 위주로. ▼재정〓매일 무선호출기 가입자 20명, 휴대전화 구입자 5명 가입시키기. 이를 위해 매일 50장 이상 광고전단 돌리기, 15명 이상의 예상고객에게 전화 ▼사회〓연간 동창회기금을 1백만원씩 내기. 매일 고교동창 2명에게 전화 ▼신체〓10층 이하의 건물은 계단으로 걸어다니기. 줄넘기 매일 1백50회, 팔굽혀펴기 30회 ▼지식〓윈도 워드프로세서를 하루 1시간씩 공부. 화장실에 책꽂이 설치 ▼가정〓여행적금 들기. 애들 방에 명문대 달력 걸기 ▼정신〓매주 월요일 동네 입구 쓸기.매월 셋째주 토요일 동네 양로원 방문 한씨는 매일 저녁 다음날 해야 할 일 10가지를 적어 놓고 다음날 저녁 실행여부를 체크하기로 했다. PSA의 김원규원장은 “퇴직자들은 실패를 ‘억울한 일’로 받아들여 원망과 회한으로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이 때 ‘인생설계도’를 다시 그리고 실천에 옮기는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고 강조한다. 또 체면보다는 약간의 뻔뻔스러움이 재기와 성공의 특효약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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