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동장에 웬 골프연습장?』…일산백석中 학부모 반발

  • 입력 1998년 1월 12일 20시 22분


“체육관도 없는데 골프연습장부터 짓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12일 오전 11시경 고양시 일산구 백석중 교장실에는 인근 흰돌마을 서안아파트 주민 50여명이 구관(具寬·56)교장을 찾아와 이 학교가 최근 운동장에 세운 골프연습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백석중이 교내에 골프연습장을 짓게 된 것은 지난해 8월 골프부를 육성하기로 결정하면서였다. 백석중은 고양시교육청으로부터 1천5백여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2월20일경 배선설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연습장 공사를 마쳤다. 이와 함께 이 학교는 골프부 지도를 전문골퍼가 아닌 골프가 취미인 일반교사에게 맡기고 골프연습장을 짓는 데 드는 나머지 2천만원 가량을 골프부원 학부모 10명에게 거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은 개교 3년이 지나도록 체육관조차 없는 학교에 골프연습장부터 짓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도부를 위해 교실 하나에 매트를 깔아준 것이 고작인 학교측이 정식발족도 하지 않은 골프부에 거액을 들이는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씨(47·여·흰돌마을 서안아파트)는 “학생 학부모 대다수가 반대하는데도 굳이 골프연습장을 짓는 것은 교사들이 취미삼아 치거나 고위교육인사 등의 접대용으로 쓰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교장은 “고양시에 올해내로 골프전문고등학교가 생기고 골프장이 많아 골프선수를 육성하기에 좋은 조건”이라며 “박세리와 같은 프로골퍼들을 조기육성하려면 골프연습장은 필수시설”이라고 해명했다.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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