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씨 사면후 생계는…]추징금 많아 『파산 상태』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막대한 추징금을 안고 교도소 문을 나서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은 사면 후 어떻게 생계를 꾸려갈까. 추징금 미납분을 국가에 대한 부채로 보고 전,노씨의 가계(家計)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보면 대규모의 자본잠식이 드러난다. 예상되는 수입과 지출을 기초로 장래 손익계산서를 작성해보아도 매년 거액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현재 전,노씨의 추징금 미납액(부채)은 각각 1천8백93억원과 2천2백29억원. 반면 남아있는 재산(자산)은 노씨의 경우 1천4백여억원의 예금과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 총회장에게 준 대여금 6백억여원, 서울 연희동 집과 경북 소재 부동산 등. 추징금을 내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 전씨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공식적으로 남아있는 재산중 돈이 될만한 것은 연희동 자택 별채와 승용차 골프장회원권뿐이다. 추징금을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검찰은 이들 재산에 대해 모두 가압류조치를 해놓았다. 검찰은 심지어 전씨 아들 명의의 골프장회원권과 노씨 아들 명의의 아파트까지 가압류해 놓았다. 가압류된 재산은 사용할 수는 있지만 처분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실제 추징이 이루어지면 다 내놓아야 한다. 예상되는 수입도 별로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연금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금거래와 신용카드 개설도 어렵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조치만으로도 전,노씨는 사실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노씨가 감춰놓은 재산이 있을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검찰은 최근 전씨가 채권 및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은닉 관리중인 1천4백여억원의 비자금을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사채시장을 밀착감시중이다. 이에 대해 전씨의 측근인 이양우(李亮雨)변호사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며 『지금은 석방소식으로 기뻐 들떠있지만 나오면 곧바로 생계걱정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수형·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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