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졸공채 『사상최악』…대기업 채용인원 대폭줄여

  • 입력 1997년 7월 22일 12시 11분


올 하반기 대졸 취업희망자들은 기업들의 채용규모축소로 인해 사상 최악의 취업 전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 대기업그룹들이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인력 수요를 줄인데다 한보, 진로, 대농그룹 등의 좌초에 이어 10대 그룹인 기아그룹까지 부도방지협약 적용대상으로 지정되는 등 악재가 겹쳐 하반기 채용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각 그룹의 채용담당자들에 따르면 현대 삼성등 10대 그룹의 올 하반기 대졸 공채 모집 인원은 지난해 하반기 1만6천13명에서 10% 가량 감소한 9천5백여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자구노력을 진행중인 기아그룹이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고 쌍용 한화 롯데그룹 등이 경기 침체와 사업구조 조정을 이유로 채용인원을 대폭 줄일 계획인데다 채용인원을 늘릴 그룹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6백44명을 채용했던 기아그룹은 신규 채용을 할 형편이 아니라고 밝혔으며 쌍용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인 5백명에서 1백∼1백20명 가량을 줄일 방침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4백65명을 뽑은 한화그룹은 20∼30% 줄인 3백20∼3백60명 가량을 선발할 예정이며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의 3백72명에서 절반 가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90년대들어 매년 하반기마다 5백∼8백명씩의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하다 지난해 4백명으로 채용규모를 줄인 선경그룹은 올 하반기에도 4백명선을 유지할 방침이다. 항공기 승무원까지 포함해 90년대 들어 1천2백여명씩을 하반기에 채용해온 한진그룹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백명 가량만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각각 2천1백명과 2천6백명씩을 뽑았던 현대와 삼성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감소한 수준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LG, 대우그룹 역시 각각 1천2백명, 1천5백명의 예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채용전문기관인 리쿠르트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졸 취업희망자는 지난해 하반기의 27만명에서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올 하반기 대졸 공채는 「바늘구멍」으로 불렸던 지난해 하반기 공채 수준보다 더욱 경쟁이 치열한 최악의 취업전쟁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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