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 수사기록]『현철씨에 청탁겸해 매달 거액지원』

  • 입력 1997년 7월 9일 08시 51분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 △검사〓진술인은 김현철씨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이성호씨〓본인이 83년부터 85년까지 미국 유학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신이라는 사람으로부터 90년경 서울에서 김현철씨를 소개받았는데 당시 김현철씨는 직업이 없었고 그 부친께서도 통일민주당 총재로 재직하고 계셨을 때였습니다. 그 이후 자주 만나면서 매우 친하게 되어 제가 93년 2월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김현철이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중 하나였습니다. △검사〓진술인은 현정부 출범 이후 김현철씨와 어떤 교류를 하였나요. △이씨〓현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는 김현철씨와 술집에도 자주 가고 격의없이 어울렸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에는 김현철씨 스스로 술집에 가는 것을 자제하게 되고 주위의 시선도 의식하게 되어 주로 광화문 김현철씨의 사무실이나 점심 저녁식사 자리에서 만났고 술자리에 가는 빈도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사〓진술인은 김현철씨로부터 돈을 받아 관리한 사실이 있나요. △이씨〓실명제 실시 이후인 93년 10월 초순경 김현철씨로부터 광화문 미진빌딩 사무실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만났는데 제게 예금통장 2개를 주면서 실명전환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30억원이 예금된 통장과 20억원이 예금된 통장및 각 통장에 대한 도장을 받아 관리했습니다. △검사〓어떤 방법으로 실명전환을 하여 주었나요. △이씨〓당시 대호건설의 경리담당 이사인 이상훈을 시켜서 저의 부친인 이건씨의 돈이라고 신고하였습니다. △검사〓실명전환한 돈을 어떻게 관리했나요. △이씨〓실명전환한 후 그해 11월경 50억원을 인출하여 김성진 대신투자자문 사장에게 부탁, 이건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여 50억원을 입금시켜 김성진으로 하여금 대신증권에 계좌를 개설하여 주식에 약 30억원을 투자하고 채권 CD 등에 20억원 정도를 투자하였다가 94년 초부터 6,7개월에 걸쳐 여러차례 현금으로 인출하여 50억원을 만들어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96년 1월경 되돌려주었던 것입니다. △검사〓50억원을 나중에 돌려준 외에 그와 관련하여 별도로 김현철씨에게 준 돈이 있나요. △이씨〓그 돈을 맡고 나서 두달이 지난 93년 12월부터 95년 12월까지 25회에 걸쳐 5천만원씩등 도합 11억5천만원을 김현철씨에게 주었습니다. △검사〓무슨 이유로 그와 같은 돈을 김현철씨에게 준 것인가요. △이씨〓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이 저를 믿고 그와 같은 거액의 자금을 맡기는데 섭섭하지 않게 해서 잘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다소 부담이 되었지만 김현철씨에게 매월 5천만원씩을 준 것입니다. 그리고 매달 5천만원씩 주는 계기를 만들어 계속적으로 김현철씨를 만날 기회를 가지면서 여러가지 부탁을 할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한편 93년 10월경 저희 회사인 대호건설이 공보처에서 주관하는 서초케이블TV 사업권 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시의 1차 심사에서 대호건설이 가장 좋은 점수를 얻어 공보처에 올라갔고 공보처 심사에서도 가장 좋은 점수를 얻어 94년 1월 최종절차인 청문회를 앞두고 거의 사업자 선정이 확실한 상태였으나 과거 저희 회사에서 공사 수주관계로 나창주 의원에게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서울지검에서 그 해 8월 저희 회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그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일이 있었는데 경쟁업체에서는 그 문제를 가지고 청문회 심사위원에게 로비하여 저희 회사를 떨어뜨린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로 상당히 난감해 하던 처지였는데 김현철씨에게 50억원을 실명전환해 주는 과정에서 『저희 회사에서 케이블 TV사업권 신청을 하였으나 나창주의원 문제가 걸려 불이익을 당할 것 같으니 불이익만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있었는데 그런 여러가지 부탁을 한 것도 김현철씨에게 매월 5천만원씩의 활동비를 주게 되고 김현철씨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게 된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검사〓이자로 준 것은 아닌가요. △이씨〓빌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자를 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또 김현철씨측에서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여 이익금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고 김현철씨가 원할 경우 언제라도 돌려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당시 30억원 이상을 집에 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를 주식계좌 등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매달 1%에 해당하는 이자 자체가 발생하지도 않았습니다. △검사〓그럼 무슨 명목으로 준 것인가요. △이씨〓제게 50억원이라는 거금에 대한 실명전환을 부탁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일을 부탁할 때에 대비하여 활동비 명목으로 준 것입니다. △검사〓50억원이나 되는 현금을 어떻게 만들었나요. △이씨〓당시 집에 보관중이던 30억원 정도의 현금과 은행 등 금융권에 예치해두었던 자금을 수차례에 걸쳐 인출한 20억원을 합하여 96년 1월경 50억원을 만들어 김현철씨에게 그 돈을 가져가라고 연락하였더니 김기섭 차장과 상의하라고 하기에 김차장과 통화해보니 리버사이드호텔 주차장으로 돈을 가져오라고 하여 50억원을 여행용 이민가방 여러개에 넣어 리버사이드 호텔 주차장에서 김차장을 만나 전달한 사실이 있습니다. △검사〓그 외에 김현철씨로부터 돈을 받아 실명전환해 준 사실은 없는가요. △이씨〓실명전환해 준 것은 50억원이 전부이고 그 외에 95년 8월경 미진빌딩 사무실에서 김현철씨로부터 22억7천5백만원을 받아 현금으로 바꾸어 25억원을 다섯차례에 걸쳐 김기섭차장에게 준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김현철씨가 제게 봉투를 주면서 그 안에 22억여원이 들어있다고 하면서 맡아달라고 하기에 이를 승낙하고 그 봉투를 제 사무실로 가져와 확인해보니 예금통장과 수표 여러장으로 모두 22억7천5백여만원이 들어있었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5억원을 달라고 하기에 그 때부터 그 수표를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차명통장에 입금시켰다가 다시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법으로 세탁하여 그해 8월경부터 12월까지 5회에 걸쳐 현금으로 25억원을 김현철씨가 보낸 김기섭 차장에게 되돌려준 사실이 있습니다. △검사〓김현철씨에게 위와 같은 도움을 주고 어떤 부탁을 한 사실이 있는가요. △이씨〓첫째로 93년 봄경 미진빌딩 김현철씨의 사무실에서 김현철씨를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전력에서 추진하는 발전소 설비공사와 관련하여 대호건설이 공사를 하도급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둘째로 93년 3월부터 12월경 여러차례에 걸쳐 위 미진빌딩 등에서 김현철씨를 만나 공보처에서 주관하는 유선방송사업자 선정과 관련하여 당시 대호건설이 서초지역의 사업자로 신청하였는데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셋째로 94년 대호건설이 공정거래위에서 하도급비리관계로 조사받을 때 김현철씨를 찾아가 가볍게 처벌받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넷째 95년 3월 한국도로공사에서 추진하는 양재동 만남의 광장 민자유치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부탁했으나 탈락한 적이 있습니다. 다섯째 95년 8월 서울지검에서 나창주의원관계로 대호건설을 수색, 관련장부를 압수할 때 김현철씨에게 청탁했으나 제가 알기로는 별다른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섯째 95년 11월경 제 부친이 노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문제가 되어 선처를 부탁했으나 결국 불구속입건되어 재판을 받은 몇 안되는 기업인중에 포함됐으며 일곱번째 장인어른이 95년 11월경 5.18사건과 관련, 고초를 겪기에 선처를 부탁한 사실이 있으나 역시 재판을 받고 현재 구속수감 되었습니다. 김현철씨에게 부탁을 한 사항은 여러가지 있었으나 정작 신경을 써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준 것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사〓진술인이 93년 12월부터 95년 12월까지 활동비 명목으로 매월 5천만원씩 전달한 것은 위와 같은 청탁을 한데 대한 명목으로 준 것이 아닌가요. △이씨〓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마는 여러가지 명목이 종합적으로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건설회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었고 또 김현철씨와는 매우 친하게 지내는 처지여서 순수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검사〓김기섭씨나 김현철씨로부터 서초케이블TV 사업권 결정과 관련하여 언질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이씨〓93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를 전후하여 현철이 형과 부부동반으로 현철이 형 집에서 식사하면서 현철이 형이 잘 될 것이니 걱정하지말라는 말을 해주었고 93년 12월말경 그래도 불안하여 김기섭실장에게 전화를 하여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김실장께서 잘될 것이니 걱정하지말고 기다려보라고 하여 안심한 사실이 있습니다. △검사〓진술인이 그 이외에 김현철씨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이씨〓93년경부터 김현철씨가 광화문 미진빌딩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창문이 이중으로 되어있지 않아 겨울이면 바람이 들어오고 여름에는 매우 더웠는데 제가 비용을 들여 사무실 창문을 이중으로 해준 적이 있으며 95년 2월경 김현철씨가 제게 자기 처남이 사업을 시작하는데 도와주라고 하여 사무실을 내는데 사무실 임대보증금 3억3천5백만원과 사무실 운영비 5천만원, 그리고 집기 6천6백만원 도합 4억5천만원정도를 지원한 사실이 있으며 (96년 12월경 사무실 임대보증금은 돌려받았음)김현철씨와 4,5차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비행기 요금 등의 경비를 제가 부담했습니다. △검사〓진술인은 김현철씨의 돈 50억원을 실명전환한 뒤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이씨〓95년에 자금출처를 소명해야 하는데 10억원 내지 20억원 부분에 대해 자금출처를 대지 못해 국세청직원들에게 시달린 기억이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김현철씨에게 연락, 조사를 중단해주도록 부탁했고 그 후 조사가 종료됐습니다. 김기섭씨에게도 부탁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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