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구내의 李鍾權(이종권·25)씨 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씨를 직접 폭행한 유력한 용의자중 처음으로 남총련 정책위원 張亨旭(장형욱·25·전 목포대총학생회투쟁국장)씨를 16일 검거, 밤샘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밤 11시경 광주 조선대 본관에서 장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미 검거된 학생들로부터 장씨 등이 이씨를 집단 폭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장씨는 『나는 이씨를 구하려고 119 구급대로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며 혐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장씨는 경찰에서 『남총련 투쟁국장 全炳模(전병모·24)씨와 남총련 투쟁국 간부인 李承哲(이승철·24)씨가 이씨를 폭행했으며 전씨가 정신을 잃은 이씨에게 소화제를 먹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전씨와 이씨의 소재 및 사건당일 새벽 3시경 사건현장 앞 방에서 술을 마신 「세준」 「천수」 「노연사」씨(이상 가명) 등 3명의 신원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씨 폭행 및 사건의 은폐축소에 직간접으로 가담한 사람이 10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개입여부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씨는 「심하게 폭행당한 뒤 의식불명상태에서 강제로 먹인 약물로 인해 질식사 또는 심장마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대 의대 법의학팀 朴鍾泰(박종태)교수는 16일 『부검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씨가 외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먹인 소화제가 기도로 들어가 질식사했거나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박동이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이어 『둔기로 심한 외상을 입은 것이 사망의 한 요인』이라며 『이씨가 곧바로 응급조치를 받았다면 소생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