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원 발길 『뚝』…한보사건후 작년보다 절반줄어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08분


최근들어 청와대를 찾는 민원인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1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청와대에 접수된 고충민원은 2천6백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77건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반면 정부 각 부처의 일반민원은 대부분 소폭 증가하고 있는 추세. 1월부터 3월까지 환경부에 접수된 민원은 2천1백21건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정도 늘었으며 노동부 역시 17.3% 증가했다. 민원은 각 부처에 접수되는 일반민원과 제도개선 등 개별 부처단위에서 해결하기 힘든 고충민원으로 나뉜다. 따라서 청와대에 호소하는 것은 성격상 고충민원이 대부분. 고충민원 중 청와대에 접수된 것의 비중은 한보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1월 중반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7%를 유지했으나 지난 3월 들어서는 29%까지 뚝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과 함께 긴급한 진정서와 탄원서를 들고 청와대를 직접 방문하려는 민원인들의 발길도 5월들어 거의 끊어졌다고 경호실과 경찰관계자들은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3∼5명의 민원인이 청와대에 직접 민원을 접수하거나 국민고충처리위를 찾아왔었다는 것.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기말의 레임덕 현상에다 한보대출비리 및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의 여파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치가 낮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부합동민원실 집계에 따르면 문민정부 초기인 지난 93년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56% 이상 증가한 6만5천여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이를 고비로 민원 건수가 매년 감소해 94년에 35% 감소한 4만2천여건, 95년 3만1천여건,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8.6% 적은 2만9천여건이 접수됐다.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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