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족 귀순회견]밀선 서해항로는 의혹 안풀려

  • 입력 1997년 1월 30일 20시 09분


[金基萬기자] 30일의 기자회견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두 가족의 귀순경로에 관한 한번씩의 질문을 빼고 나머지 질문은 모두 입국과정의 의문점에 집중됐다. 이는 △이들의 귀순이 「노동법시국」에 이뤄져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의심이 따랐고 △김영진씨 차남 해광군(14)의 일기가 두 가지로 공개된데다 △구조상황에 대한 의문도 많았기 때문이다. ▼일기는 왜 두 가지인가〓해광군은 귀순을 주선한 한국사업가 「박사장」이 『편지를 써야 빨리 한국에 갈 수 있다』고 권유, 기억을 더듬어 일기를 썼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작년 9월 이 일기 원본을 가져갔고 이것이 한달 뒤 MBC라디오에 방송됐다. 그러나 한 신문사가 입수했다는 일기는 필체가 어른스럽고 내용도 약간 다르다. 이는 박사장과 언론사등여러곳에서일기를달라고요구,그때마다 어머니 김찬옥씨와 형 해룡군이 베껴서 넘겨줬기 때문이라고 김찬옥씨와 해광군은 말했다. ▼「박사장」은 누구인가〓야당의 주장처럼 이들의 귀순에 안기부가 개입했는지와 관련되는 문제다. 김씨는 중국에서 조선족을 통해 「남한사업가 박사장」을 소개받고 여러 차례 그의 도움을 받던 중 밀선까지 타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사장의 신분을 더 이상 밝히지 않았다.순수한 민간인이 중국에서 밀선을 마련, 두 가족을 한국 서해의 격렬비열도에 정확히 내려놓게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어떻게 구조됐는가〓김씨는 무인도에서 『살려달라』고 고함치자 해경 경비함이 나타나 구명보트로 구조해줬다고 말했다. 당초 해경은 근처를 지나던 운반선 동양1호가 이들을 발견하고 무전을 쳐 구조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씨는 해경 경비함 이전에 다른 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항 도착당시 왜 그렇게 건강하고 밝았으며 옷은 왜 깨끗했는가〓김씨는 배 밑창에서 옷을 갈아 입었으며 인천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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