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동산 金己順씨 일문일답]『폭행 지시한적 없다』

  • 입력 1996년 12월 17일 08시 33분


16일 검찰에 출두한 아가동산의 「교주」 金己順(김기순·56·여)씨는 갤로퍼 승용차를 타고 수원지검 여주지청 앞에 내리자마자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청사정문을 걸어들어 갔다. 김씨는 연한 미색코트에 흰색블라우스와 바지를 입고 흰구두를 신었으며 화장기는 전혀 없었다. 김씨는 검찰수사관이 영장을 제시하고 양팔을 끼자 『이것 놓아요. 난 자수했어요』라고 저항했다. 함께 출두한 김씨의 측근인 신나라유통 부사장 鄭文敎(정문교·44)씨와 아가동산 회계책임자 趙才媛(조재원·41·여)씨 등은 김씨를 보호하려고 수사관들과 한때 실랑이를 벌였다. 김씨는 입술을 꼭 다문채 강민구검사실로 곧바로 가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꼿꼿이 앉은 채로 강검사의 조사에 속사포식으로 답변했다. ―자수한 이유는…. 『언론보도와 검찰수사가 우리 뜻과는 전혀 달라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모라는 사람이 우리를 모함하려고 시작한 이번 일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인 협업마을인 아가동산 전체가 매도당했다』 ―그간 어디서 숨어 지냈나. 『남편과 버스나 택시를 타고 시골을 전전했고 잠은 여기저기서 잤다. 머리를 자르니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다. 여론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신도살해 및 암매장에 관계했는가. 『폭행하라고 지시한 일도 때리는 것을 본 일도 없다. 나중에 보고를 받았을 뿐이다』 ―사기혐의에 대해서는…. 『아가동산은 협업공동체마을이다. 임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공동으로 조성한 재산을 함께 관리하는 것을 모략한 말이다』 ―아가동산이 사이비종교집단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는 교리나 찬송가 성경도 없고 집회도 갖지 않는다. 포교활동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교주가 아니다. 나는 다만 그 마을의 대표 내지는 경영자일 뿐이다』 ―호화생활을 하고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데…. 『내방은 도배한지 10년이 넘었으며 검소한 생활은 우리의 생활신조다. 7천만원짜리 오디오는 신나라레코드에서 사준 것이다. 모두 모략이다』 ―지금 심정은…. 『억울하다. 법정에서 모든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김씨와 동행한 梁仁錫(양인석·38)변호사는 『일부 탈세부분을 제외하고는 검찰이 김씨 등에 대한 공소유지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주〓朴鍾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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