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부자 장덕일형제 「도박빚 싸움」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48분


「河宗大기자」 슬롯머신업계의 대부 鄭德珍씨의 동생 德日씨에게 진 빚 56억원을 갚기 위해 친인척 공동명의의 건물을 몰래 근저당설정해 줬다가 뒤늦게 탄로나 구속 된 서울 강남의 땅부자 金秀萬씨(44·서울 그랜드예식장 전부사장)가 문제의 채무는 도박빚이라고 주장, 관심을 끌고 있다. 金씨 가족 및 친인척들에 따르면 德日씨에게 진 빚은 德珍씨가 지난 91년부터 92 년까지 金씨를 설악산관광호텔 및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등 도박판에 끌고 다 니면서 대 준 도박자금으로 德珍씨로부터 실제로 빌린 원금은 20억원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것. 金씨측은 『鄭씨 형제가 자신이 발행해 준 약속어음과 당좌수표의 추심만기일이 닥치면 이를 연기해주는 조건으로 이자를 뭉텅뭉텅 붙여 채무가 56억원으로 늘어났 다』고 설명했다. 金씨측은 『이같은 수법으로 이미 鄭씨 형제에게 넘어간 빌딩 3개와 40억원짜리 나대지 등 무려 시가 1백40억원 가량』이라며 『예식장 건물과 주유소에 근저당설정 된 채권최고액 1백34억원을 포함하면 무려 2백74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德日씨측은 그러나 『金씨의 채무는 金씨가 증권에 투자한다며 빌려간 돈으로 형 과는 관련이 없다』며 『현재 金씨가 채무를 갚는 대신 발행해 준 당좌수표 금액만 도 8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비록 德珍씨가 金씨를 유인, 도박판에 끌어들였다고 해도 도박방조 죄의 공소시효가 3년에 불과해 처벌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벌이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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