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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까지 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까지 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사람들에게 재능이 하나씩은 있다고 한다. 하늘이 준 선물, 다른 말로 하면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일. 나에게는 운동이 그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재능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재능도 노력 없이는 결코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돼서다. 이제는 우연히 나에게 주어진 선물에 …

    •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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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반지수의 책그림

    [책의 향기/밑줄 긋기]반지수의 책그림

    나는 인터뷰집이 좋다. 나와는 다른 사람, 먼저 어려운 길을 간 사람과의 대화에선 분명 배울 점이 있다. 노포에 들렀을 때 사장님이 늘어놓는 살아온 이야기나 집회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폭로하듯 뱉어내는 이야기나 부모님이 조곤조곤 털어놓는 과거 이야기를 즐긴다. 사람은 다 저마다 이야기…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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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잘될 일만 남았어

    [책의 향기/밑줄 긋기]잘될 일만 남았어

    만약 누군가가 나의 삶을 개연성만으로 평가한다면 5점 만점에 0.5점일 수 있다. 개연성만 따지면 나도 내 삶에 0.5점을 줄 것이다. 하지만 내 삶을 내가 평가할 필요는 없다. 영화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에 애정을 불어넣듯 내 삶에 애정을 갖고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 중요할 테니 말이다.…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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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밥 먹다가, 울컥

    [책의 향기/밑줄 긋기]밥 먹다가, 울컥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털며 할매 해녀가 집에 찾아든 손님에게 밥상을 차린다. 그만두시라고 만류해도 주섬주섬, 어머니들이 그렇듯 뚝딱 밥상이 놓인다. ‘천초’라고 부르는 해조 무침이 맛있어서 기억해두었는데, 나중에 누구에게 이 말을 듣고 지워버리고 말았다. “그 천초라는 게 바다…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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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새벽과 음악

    [책의 향기/밑줄 긋기]새벽과 음악

    오늘의 내가 오늘의 모습일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부분 음악에 빚졌다고 생각한다. 오랜 은신처가 되어주었고 말 없는 대화를 나누는 친구가 되어주었으며 내 속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영매로서, 네 속에 이렇게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고, 출렁이는 춤이 있다고, 터져 나오는 울음이 있다고…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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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듣는 사람

    [책의 향기/밑줄 긋기]듣는 사람

    고독은 그가 입은 옷이다. 더럽혀질 일도, 빼앗길 일도 없다. 그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고 가진 게 없지만 그득해 보인다. 불행은 혼자라서 겪는 일이 아니다. 세상에 부대껴 ‘나’라는 존재가 깎여나갈 때 불행은 온다. 행복처럼, 불행도 상대적인 감정이다. 내 앞에 있는, 혹은 없는 당…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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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프랑스 음식 여행

    [책의 향기/밑줄 긋기]프랑스 음식 여행

    와인과 음식의 어울림, 즉 ‘아코르 메뱅’은 식사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럽 음식이 대체로 짜다고 하는데 단맛은 짠맛, 쓴맛 그리고 신맛까지 중화시켜 주므로 상호 보완 관계로 이용하면 좋다. 짭짤한 로크포르 치즈를 먹을 때 스위트 와인 또는 진한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그런…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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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하필 책이 좋아서

    [책의 향기/밑줄 긋기]하필 책이 좋아서

    어떤 서점들은 오래된 책,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책, 재발견되어야 할 책들을 빛나는 자리에 두고 그럴 때 공간은 마치 한 사람의 내면세계 같아 재밌어진다. 목록과 배치의 차이가 그려내는 점묘화가 뚜렷한 개성을 자아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경험은 서점에서…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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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계절을 먹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계절을 먹다

    부엌 바닥 고구마 굴에서 우리는 팔을 넣어 고구마를 꺼내 먹었다. 처음에는 나무만 밀치면 나왔는데 그다음은 팔뚝을, 파내고 파내 고구마가 점점 굴면 턱이 걸칠 때까지 어깨를 밀어 넣어 꺼냈다. 봄이면 적당한 때에 전부를 팠다. 굴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 그것들도 살아 있었다. 식…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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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먼 빛들

    [책의 향기/밑줄 긋기]먼 빛들

    한 직장에 오래 있다는 말은 적응을 잘한다는 말일까, 회사를 옮기기엔 충분히 유능하지 않다는 말일까. … 한 상사를 오래 모신다는 것은 그 상사가 좋다는 말일까, 상황이 좋다는 말일까. 민선은 성해윤과 함께했던 시간을 되짚어 보는 중이었다. 성해윤을 통해 많은 것을 익혔고 성해윤 덕분…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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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가 감히 너를 사랑하고 있어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가 감히 너를 사랑하고 있어

    나만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사랑은 슬픔을 너무 많이 품고 있는 말이라 생각했지. 네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네가 날 사랑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사랑 안에 슬픔 말고도 많은 것이 함께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단다. 내가 30년 넘게 살았어도 잘 몰랐던 것. 아니, 실은 어…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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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제주의 말

    [책의 향기/밑줄 긋기]제주의 말

    제주어 ‘오고셍이’는 ‘물건이 상하거나 수가 줄거나 하지 않고 본디 그대로, 고스란히’를 뜻합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원치 않는 환경에 놓이기도 하지요. 마음의 형태를 뒤트는 바람이 불어대기도 하고요. … 하지만 그 바람 속에 너무 오래 머물지는 말았으면 해요. 우리가 끝내 나아갈 방…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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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니 에르노의 말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니 에르노의 말

    나는 늘 교사라는 직업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단지 은퇴할 때까지 가르치는 일과 글 쓰는 일을 화해시키기는 쉽지 않았죠. 내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내가 ‘글을 써서 먹고살기’를 거부하게 된 데에는 아마도 기적이 멈출지 모른다는, 다음번 책은 거부당할…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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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해독 일기

    [책의 향기/밑줄 긋기]해독 일기

    나는 남은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내게 반하고, 나를 돌보고, 햇볕에 몸을 그을리고, 근육을 하나하나 다시 키우고, 옷을 차려입고, 끝없이 내 신경을 달래고, 나에게 선물을 하고, 거울 속의 나에게 불안한 미소를 지어 보여야 한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 틀림없이 1958년의 어…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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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물숨의 약속

    [책의 향기/밑줄 긋기]물숨의 약속

    오로지 오리발과 물안경과 테왁에만 의지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확이 저조할 듯싶은 작업 방식은 해산물의 씨를 말리지 않기 위해 예부터 묵언으로 이어온 약속이었다. 학교에 다니지 못했어도 다음 세대들을 위해 바다를 지켜온 순수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멋진 잠수복과 훌륭한 잠수 장비를 그녀…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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