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의 ‘천박한 김건희’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계엄부터 공부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뉴스1·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천박한 김건희’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내란 특검 재판을 둘러싸고 쌓여온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된 모습이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아무 권한도 없는, 남편 운만 좋았던 한 민간인이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고를 연달아 벌인 그 천박함을 천박하다 했을 뿐인데, 그 말에 긁혀 발작하는 이들이 있다”고 적었다.
배 의원은 이어 “윤어게인당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자 스리슬쩍 국민의힘에 입당해서는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지질한 장사치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치, 원칙, 상식과 합리만이 보수 정치의 정수”라며 “많이 쓰려도 곪은 상처는 씻어내고 가야 한다”고 글을 마쳤다.
이는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일 특검 재판이 이어지며 보수 진영 내부에서 균열 조짐이 커진 가운데, 배 의원이 공개 비판을 통해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 “계엄이 왜 일어났는지 공부하라” 반격 나선 변호인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로 투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이 발언은 전날 배 의원이 “윤석열 시대와 절연하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 데 따른 연장선으로, 하루 만에 양측의 갈등이 격화된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SNS를 통해 “도대체 누가 누굴 보고 ‘천박’ 운운하는 건지 글 수준을 보고 피식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배 의원의 게시글을 올리며 “이렇게 메타인지조차 안 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안타깝다. 본인 빼고는 다 알고 있을 듯”이라고 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찌라시처럼 지껄이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틀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니, 국힘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계엄이 왜 일어난 건지 공부 좀 해라”고 맞받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변호를 동시에 맡고 있는 유정화 변호사도 가세했다. 그는 배 의원을 향해 “기본적인 무죄 추정 원칙에 대한 개념도 없고, 야당이 만들어낸 왜곡된 내란 프레임을 내부를 향해 투척하며, 구치소에서 병세가 악화되고 있는 전 영부인에 대해 ‘천박’ 운운하는 저질스러운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 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극좌 진영의 정치 선동 방식”이라고 규정하며 “헌정 질서를 다루는 사안을 사적 감정의 단어로 왜곡하지 말라”고 했다.
● 국민의힘 내부서도 “당만 손상된다” 우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재능 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배 의원의 발언에 우려가 나왔다. 이재능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부위원장은 1일 SNS에 “국민을 거짓으로 선동하는 ‘대깨문’식 가짜뉴스를 흉내 내는 순간, 정치가 아니라 천박함만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 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 여사 때문에 계엄을 했다’고 주장한다. 수단의 적절성을 두고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왜곡해선 안 된다”고 했다.
보수 진영 내부 갈등이 공개적으로 확산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의 내부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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