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기대선 준비 불가피론
與 김문수-오세훈-홍준표 ‘몸풀기’… 안철수-유승민도 사실상 도전 의지
이재명측, 통합형 대선캠프 착수… 김경수-김동연-김부겸 출마 채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즉시 당내 경선 절차에 돌입할 것이다.”(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
“이제는 티 나지 않게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변론 절차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면서 여야 모두 조기 대선 물밑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 변론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계엄 발동의 위헌성과 절차적 문제를 뒤집을 만한 확실한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면서 탄핵 찬반으로 갈라졌던 여야 모두 조기 대선 가능성을 준비하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각각 보수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을 우려해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던 여야의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양새다.
● 이재명 ‘통합형 경선 캠프’ 구상
1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는 즉시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당내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는 캠프를 실무형으로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캠프를 총괄하는 자리에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와 가까운 의원을 임명해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7인회 차원에서도 대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7인회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는 “이재명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하는 등 이 대표의 최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서부터 ‘컨벤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치열한 정책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7인회 차원에서 50대 중진 현역 의원을 이 대표의 대선 경선 러닝메이트로 출마시키기 위한 물밑 접촉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주자들의 대선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신(新)3김으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모두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당내 통합을 강조하면서 개헌과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 등을 화두로 던졌다.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지사는 탄핵심판 선고 전 정책 비전 등을 제시하며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 與 “플랜B로 조기 대선 준비해야”
국민의힘 내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플랜B’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보수 결집에 따른 지지율 상승세도 정체 상태에 접어들면서 탄핵 선고 이후 준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한 12일 개헌토론회에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등 개헌을 고리로 여권 대선 후보들의 경쟁 물꼬가 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층의 이탈을 막으면서도 중도층까지 안고 가야 하는 게 지도부의 숙제”라고 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노동개혁 대토론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의원 58명이 토론회에 몰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탄핵 대선이 만에 하나 된다면 갈등과 분열이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게 시대정신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탄핵이 기각되는) 플랜A와 (조기 대선을 대비한) 플랜B를 다 준비하는 게 정당의 의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 의원이 공개적으로 플랜B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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