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질문, 국내언론 빼고 외신 4곳에만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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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취임 2주년 회견]
尹 “한미 탄탄한 동맹 변치 않을것”
러의 北무기 거래엔 “사안별 대응”
외교가 “북핵-한중관계 등 질문 못해”

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분야에선 외신 매체 4곳만 질문 기회를 얻었다. 시간상 제약은 있었지만 대통령 공식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 국내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은 건 이례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기자회견 당시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 국내 언론의 질문에 답했다. 외교가에선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한중관계 등 외교안보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 언론의 시각으로 질문하고 이에 윤 대통령이 답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질의응답에선 영국의 로이터통신과 BBC, 프랑스 AFP통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 기자 4명이 질문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과 관련한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한미의 탄탄한 동맹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거기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 나가면 원만하게 여러 가지 협상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방위비 인상 요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동맹국이라 해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가정해서 언급하는 건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한미 동맹에 관해 미국 조야와 상하원 양당,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구매하며 최근 한국 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것 같다는 BBC의 질문엔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 반대·경계할 것은 그렇게 하면서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 협력과 공동 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계획에 대해선 “공격용 살상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질의엔 “한일 관계는 과거사와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의 입장 차이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며 “여러 가지 현안이라든가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우리가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것은 인내해 가면서 가야 할 방향을 걸어가야 된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가치와 이념을 앞세운 미일 편중외교의 폐해에 대해 질문하고 싶던 국내 언론은 없었을지, 질문 기자 선정 방식이 너무 유치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외교안보#대통령 공식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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