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층 아파트’ 선전했지만 “저층 살고 싶어” 뒷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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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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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북한이 ‘김정은의 치적’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고층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고층이 아닌 저층을 배정받기 위해 ‘뒷돈 거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최근 평양 화성지구에 40층짜리가 포함된 1만 세대 규모의 아파트(살림집) 단지를 지었다고 홍보했다.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야간 공연까지 펼치며 화려한 준공식을 열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그런데 이곳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저층을 배정받기 위해 5개월 전부터 인민위원회 간부들에게 뒷돈을 줬다는 소문이 퍼져 당국이 검열에 들어갔다고 지난달 30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보도했다.

소식통은 몇몇 주민들이 돈과 권력을 앞세워 살림집 배정 문제에서 정해진 절차와 기준을 무시하고 간부들에게 접근해 금전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뒷돈 거래에는 달러가 오간 정황이 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들까지 일부 주민들이 제시하고 나섰다고 한다. 소문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불만이 확산되자 평양시당은 중앙당에 사안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검열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이번에 입주 대상자들에 대해 ‘평범한 노동자’ 또는 ‘다자녀 세대’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선전했는데, 소식통은 “원래 입주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도 뇌물을 주고 살림집을 배정받은 것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4.17. 뉴시스

이처럼 주민들이 낮은 층을 선호하는 이유는 전력난 때문이다. 아파트 공급 대상 주민들은 “정전으로 승강기가 멈추는 경우가 잦아 고층은 살기 힘들다”며 저층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엘리베이터뿐만 아니라 고층은 물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식수 문제를 떠나 대소변도 해결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북한#고층 아파트#살림집 배정#저층 선호#뒷돈 거래#정전#승강기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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