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재고해달라” 이재명 “세대교체 있어야”…봉합 난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4.2.28/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천 배제에 불복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파동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재차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며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의결 사항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27일)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구 출마 입장을 밝혀 온 임 전 실장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를 향해 “양산 회동에서 약속한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는데 지금은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명문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며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임 전 실장은 “정치는 생물”이라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간 중·성동갑 지역구는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의 화약고로 평가받아 왔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친문(친문재인)계 임 전 실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 출범의 책임을 지고 험지 출마를 요구해 왔으나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예전 지역구인 중·성동갑 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이 대표와 연관된 여론조사 업체 선정이나 비명계 위주의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가 맞물리면서 친문계는 임 전 실장을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친문을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

임 전 실장이 당의 공천 결정에 불복 의사를 표명하고 탈당 의사마저 내비치면서 친명·친문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하위 평가에 불복한 김영주·설훈·박영순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데다 추가적인 탈당 가능성도 있어 이 대표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여기에 계속되는 공천 잡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평가마저 나와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수 있다.

이에 친명계에선 엄호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친노(친노무현) 친문은 되고 친명은 안 되나”라며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서 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있어야 한다”고 발언, 현행 기조대로 공천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