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파동’ 국정원장-1차장-2차장 동시경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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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1차장-2차장 동시경질]
尹, 귀국하자마자 전격 인사조치
6월 인사파동후에도 파벌싸움 악화
尹, 순방前 “지휘부 인사준비” 지시… 후임원장 지명않고 ‘1차장 대행체제’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26일 오전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후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사진)을 전격 경질했다. 김 전 원장과의 갈등설이 불거진 권춘택 1차장도 경질돼 국정원 인사 파동의 진원지로 지목된 지휘부가 물갈이된 것. 국정원 간부 인사를 둘러싼 국정원 내부 갈등이 표면화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갈등이 사그라지기는커녕 오히려 파벌 싸움이 격화되며 악화일로를 걷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대남 도발 위협 속 국정원이 대북 정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후임 국정원장에는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 복수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원장, 권 1차장, 김수연 2차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영국·프랑스 순방 전 참모들에게 “김 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지휘부 전원 교체를 염두에 둔 인선을 준비해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정원 내부 혼선이 계속되면서 수장 교체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그간 후임자 문제로 결심하지 못했지만 국정원 난맥상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후임 1, 2차장에 각각 홍장원 전 주영국대사관 공사와 황원진 전 국정원 북한정보국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후임 국정원장은 곧바로 지명하지 않은 채 홍 신임 1차장이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함께 수행하도록 했다. 대통령실은 이들에 대해 “해외 정보와 대북 정보에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윤 대통령이 6월 재가한 국정원 1급 7명에 대한 인사를 철회하는 초유의 인사 파동을 빚었다. 김 전 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최측근 K 씨의 인사전횡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국정원은 간부 인사를 둘러싼 극심한 내홍을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했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원장을 한 차례 신임했음에도 이달 K 씨의 인사 개입설이 추가로 불거졌고, 김 전 원장 측에선 권 1차장의 기업 관련 비위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권 1차장에 대한 직무 감찰설이 불거졌다. 특히 김 전 원장은 이달 윤 대통령 순방 중 K 씨 비위 의혹 감찰을 주도해 온 국정원 감찰처장을 교체했다. 또 6월 인사파동 수습 차원에서 국정원 인사기획관에 임명된 S 씨 관련 의혹이 불거져 S 씨가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 순방 중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국정원장에는 정부 출범 후 대통령경호처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한 김 처장,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인사 파동#국정원#인사조치#파벌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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