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뮌헨안보회의(MWC)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규탄하며 그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 중인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유럽 내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ICBM을 포함한 미사일 도발 등 더 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약 50일 만에 미사일 시험을 재개했고 7차 핵실험도 언제든지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8일 오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동해 방향으로 ‘화성-15형’ ICBM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작년 11월18일 ‘화성-17형’ 이후 3개월 만이다. 올 들어선 1월1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해당하는 ‘초대형 방사포’(KN-25) 1발 발사에 이어 2번째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더불어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뮌헨안보회의(MWC)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박 장관은 이날 토론에서 “(작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은 전후(제2차 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기초를 흔들었고, 이런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도전은 유럽뿐만 아니라 인·태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글로벌 기술경쟁 및 공급망 교란에 더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반도와 대만해협·남중국해 주변 긴장도 심화시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오늘날 인·태 안보환경은 ‘복합위기’(polycrisis)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도전은 자유·민주·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협력 증진을 통해 대응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작년 12월 ‘한국판’ 인·태 전략 최종본을 공개한 사실을 들어 “한국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책임을 다하고, 포용·신뢰·호혜의 원칙에 기초해 인·태 지역과 그 너머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에 참석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을 넘어 인·태 지역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 공감하고 우리 정부의 인·태 전략 발표를 평가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각국 장관들은 “한국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오늘날 인·태 지역은 지정학·지경학적 중요성이 매우 높아져 아시아·유럽 모두 핵심적 이해관계를 갖는다. 아시아·유럽 국가들이 인·태 지역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도 대단히 크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MSC는 1963년 창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 포럼이다. ‘또 다른 시대전환: 인·태 지역의 세력균형 유지’를 주제로 17~19일 진행된 올해 회의엔 주요국 정상과 외교·국방장관 및 국제기구 수장 등 8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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