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위에 사직서 제출…“잠깐 소음이 역사의 순리를 막을 수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3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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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이 13일 저출산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잠행 중인 나 부위원장은 사직서를 직접 제출하는 대신 대리인을 통해 제출했다.

나 부위원장 측은 1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오늘 인편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나 부위원장은 10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사직서가 접수됐는지 또는 사의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 위원장 측은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대통령실이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조속히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차원에서 서면 사직서를 정식 제출했다.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위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 측은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냐’는 질문에 “주변 참모들은 다 출마 쪽으로 의견을 내린 걸로 알고 있다. 이제 본인 결심만 남은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나 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순방 기간 도중 출마선언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은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대통령 순방 기간 잠행을 유지하다 오는 21일 윤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오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 측은 “나 부위원장 공개 일정은 없다.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직서를 내자마자 뭐 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며 “사직서를 냈으니 대통령실 반응이 있을 거고 그 다음에 (뭔가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한다. 우선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오셔야 한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자신을 비토한 당내외 인사를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들에게, 우리 당원들에게 드렸던 말씀”이라며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며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국민, 당원, 언론인들게 무척이나 송구한다”는 소회도 내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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