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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김정은, 트럼프에 보낸 친서엔 “文 과도한 관심…각하와 협상 희망”

입력 2022-09-25 19:52업데이트 2022-09-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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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북미 협상에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과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고 싶다는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북미 간 협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하지 않자 “기분이 상했다”는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한미클럽이 발행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은 25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친서 27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8년 9월 21일자 친서에서 “향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면서 “지금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9·19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지 이틀 만이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회동한지 한 달이 지난 2019년 8월 5일자 친서에서 “(연합훈련이) 누구에 대한 것이며 물리치고 공격하려는 대상이 누구냐”며 “저는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를 각하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각하(트럼프)께서 해준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만난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지에 대해 인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판문점 회동에 응했는데도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관계를 오직 당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저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 고위관료들의 개입도 원치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톱다운 방식으로 이야기하기를 원했던 걸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이 취소된 직후 친서에서 “각하의 의중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운 폼페오 장관과 우리 양측을 갈라놓는 사안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보다는 탁월한 정치적 감각을 타고난 각하를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함이 더 건설적일 거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김정은이 고위 관료들과의 협상을 불신하고 문 대통령이 협상에 끼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다”면서 “담판을 통해 트럼프를 설득해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했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고 분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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