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친윤모임 ‘민들레’ 반대…“의도 있다면 앞장서 막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0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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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진영 의원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의원모임 ‘민들레’를 놓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10일 “자칫 잘못하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모임을 이끄는 의원들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부모임”이라고 반박했지만, 당내에서는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설왕설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공식적인 당정 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국민이 오해받을 수 있는 의원들의 모임(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칫 잘못하면 계파 얘기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라며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이런 모임들이 결국 당의 분열로 이어져서 정권연장 실패로 이어졌거나 당이 몰락의 길로 간 예가 많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단순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라며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전날 “공식적인 당정대 협의체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사조직을 따로 구성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심을 들어 볼래’라는 의미로 이름 지은 ‘민들레’는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새로 띄운 첫 조찬 공부모임이다. 대통령실·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현안에 대한 정보를 듣고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참석하고 이용호·이철규 의원이 전면에 나서 15일 발족하려 계획 중이다.

이들은 원하는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형식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참여 연락을 받지 못하거나 이날 오전 뒤늦게 공문을 받았다며 불만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조기 퇴진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친윤 그룹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일찌감치 세력화에 나서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도 이런 관측이 확대되면서 사전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정치인의 모임이나 행위는 바깥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프레임이 씌워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민들레는) 비공식적인 당정 협의체나 계파를 만드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당초의 의도대로 모임을 만드는 건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친윤계’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월권”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 참석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폐쇄적인 회원제 모임이 아니라 누구든 참석해 정부를 뒷받침할 논의하는 오픈 플랫폼이 어떻게 세력화로 해석되냐”라고 반발했다.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김기현·안철수 의원도 공부모임을 추진하는 것과 비교하며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선 당시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했던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그룹을 형성하는 것으로 본다”라며 “윤심을 앞세우는 사조직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과하지 않을까”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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