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힌 돌 vs 굴러온 돌’ 묘한 구도…국민의힘 도백 공천장 누가 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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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4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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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충북지사 선거 경선 후보자들. 왼쪽부터 김영환 전 국회의원,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2022.4.14/© 뉴스1
국민의힘 충북지사 선거 경선 후보자들. 왼쪽부터 김영환 전 국회의원,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2022.4.14/© 뉴스1
“신라시대 골품제로 따지면 성골과 진골의 싸움이다. 적자와 서자의 싸움으로도 볼 수 있다. 당심과 민심이 누구를 더 지지할지 궁금하다.”

국민의힘 충북지사 경선을 바라본 한 지역 정치인의 분석이다. 옛 신분제까지 인용해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이번 경선의 묘한 대결 구도 때문이다.

오는 19~20일 있을 예정인 국민의힘 충북지사 선거 경선은 김영환 전 국회의원(67),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63), 오제세 전 국회의원(73)의 3파전으로 치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경쟁 구도를 두고 ‘박힌 돌’과 ‘굴러온 돌’ 싸움 등으로 비유하면서 크게 두 가지 해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경기지사로 출마했다가 충북지사로 선회한 김 전 의원의 ‘출향 인사 출마 논란’이 촉발한 지역과 당내 반발을 큰 줄기로 하는 전망이다.

지역을 연고로 일찌감치 출마의 뜻을 내비치고 표밭을 다진 박 전 차관과 오 전 의원 그리고 그들의 지지자들은 김 전 의원의 출마가 마뜩잖을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 경선 개입 논란과 당내 갈등까지 불러온 박덕흠·엄태영·이종배 의원의 추대와 그리고 이어진 지원사격에 힘입어 단번에 판세를 뒤흔든 탓이다.

게다가 ‘굴러온 돌’ 격인 김 전 의원이 박 전 차관과 오 전 의원을 위협하는 양상이라 반발이 더 증폭되면서 이것이 당심과 민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박힌 돌’과 ‘굴러온 돌’ 싸움의 또 다른 해석은 당적을 바꾼 김 전 의원과 오 전 의원의 이력과 정치색을 곁들인 내용이다.

경기 안산에서 4선(15·16·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정치를 시작해 국민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대중 정부 시절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김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을 거쳐 윤석열 당선인의 특별고문까지 맡았다.

오 전 의원은 민주당 계열로 4선(17~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현 이시종 충북지사와 민주당 후보를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이장섭 국회의원(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

줄곧 국민의힘에서 활동한 박 전 차관과 정치색 면에서 대비되는 지점이고, 이것이 경선 후보 결정의 근거가 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는 내부 전언이다.

박 전 차관도 두 사람의 이런 이적생(?) 이력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유일한 국민의힘 적자이자 정통보수임을 내세워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논평에서는 “이번 경선은 민주당 간판으로 각각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좌파 출신 두 전향 후보와의 선명한 노선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며 정통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등의 여파로 보수세력이 궤멸 위기에 처했을 때 모든 것을 바쳐 당을 지켜온 정통보수 후보로 토종 충북인이자 유일한 적자”라고 짚기도 했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이 정치활동 무대를 중심으로 한 토박이 논쟁, 정치색을 강조한 정통성 논쟁에 따라 충분히 좌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정치인은 “당심과 민심이 분명 갈릴 수밖에 없고, 이런 여론을 본선에서 어떻게 수습하고 다시 결집하느냐가 국민의힘의 큰 숙제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과 박 전 차관, 오 전 의원을 대상으로 19~20일 경선을 치른 뒤 21일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경선은 책임당원 전원 투표 결과 5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경선 후보자들은 14~18일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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