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과거 경선때 文후보님 과도하게 비판”… 친문 껴안기 ‘반성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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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4]인천-경기 박빙 지역 집중유세
“盧-文 사랑하는 분들 안지 못한 것… 정치적으로 가장 아픈 부분” 페북글
尹겨냥 “軍지배보다 엄혹한 檢지배… 촛불 들다 감방 가는 세월 올 수도”
“당선땐 100일간 민생회복 바로 시작”

“대한민국 살림 부탁” 앞치마 선물받은 李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22일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선물받은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세 사회자는 “대한민국의 살림을 (이 
후보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의 앞치마”라고 설명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살림 부탁” 앞치마 선물받은 李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22일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선물받은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세 사회자는 “대한민국의 살림을 (이 후보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의 앞치마”라고 설명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저를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친문(친문재인) 진영 지지층을 향해 “2017년 (대선) 경선, 지지율에 취해 과도하게 문재인 (당시) 후보님을 비판했다”며 사죄했다. 3·9 대선 날짜가 다가올수록 친문 진영이 결집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분열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반성문’ 카드를 꺼내든 것.

이 후보는 이날 지지율 박빙인 인천과 경기지역 유세에 나서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정비사업 등의 성과를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 공략 행보도 이어갔다.

‘친문 반성문’으로 내부 결집 시도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으로 가장 아픈 부분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을 온전히 안지 못한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아직도 (친문 진영에선) 제가 흔쾌하지 않은 분들이 계신 줄 안다. 그러나 제게 여러분이 아픈 손가락이듯 여러분도 저를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5월 노 전 대통령 13주기, 문 대통령과 손잡고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신천지 경선 개입설에 이어 전날 정운현 전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여권 지지층 분열이 두드러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 이후 어느 정도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지만 강성 친문 지지층 등 진영 안에서 목소리가 큰 사람들은 여전히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이 깊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권 단일화 카드가 무위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민주당도 ‘집토끼’ 결집을 이뤄내지 못하면 박빙 열세인 판세를 뒤집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촛불 들다 감방 갈 수 있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천시 심곡동 부천역 북광장(마루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부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천시 심곡동 부천역 북광장(마루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부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 후보는 전날 대선 TV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로데오거리광장에서 열린 인천 집중 유세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켜 자기 표를 얻겠다고 ‘안보 표퓰리즘’을 한다”며 “이것은 옛날 북풍, 총풍과 같다. 신형 총풍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천은 평화가 중요한 도시로, 평화가 곧 밥이고 경제”라며 “전날 토론 때 그 말을 하니 그 사람(윤 후보)은 못 알아듣더라”고 했다.

부천 유세에서는 “이제 자칫 잘못하면 촛불을 들고 다니다가 감방에 들어가는 세월을 살게 될 수도 있다”며 “군인이 지배하는 시대보다 엄혹한, 전직 검사가 지배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선 부평 유세에서는 브라질을 예로 들며 “세계 8위 경제대국이 검사와 판사가 모여 대통령을 감옥 보내고 하다가 완전히 추락했다”며 “정치보복하고 ‘겁이 없네’ ‘국물도 없다’ 하면 민주주의가 불안해서 투자가 되겠느냐”고도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지 않고 회색 코트 차림으로 인천과 부천, 경기 안산 지역 집중 유세에 나서 거듭 ‘인물론’을 부각했다. 그는 부천 유세에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경기 북부 불법 계곡시설을 정비했다”며 “경기도는 대권 가도의 무덤이라고 했지만 농부가 유능하면 자갈밭에서도 풍작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 “(당선되면) ‘민생경제 100일 회복 프로그램’을 곧바로 시작하겠다”며 “긴급 추경이든 긴급재정명령을 동원해서든 50조 원 정도 재원을 더 마련해 임대료와 인건비를 탕감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부천·안산=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재명#친문#인천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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