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징후…지붕 눈 녹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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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노넨 IAEA 전 사무차장, 북핵 시설 가동 징후 주장
통일부 “한미 공조 바탕으로 추적 감시 중”

북한이 영변 핵단지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생산 시설을 모두 가동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는 영변 재가동에 대해 “북한의 핵, 미사일 동향에 대해서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면밀하게 추적 감시해 오고 있다”고만 밝혔다.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사무차장은 14일 미국의소리방송(VOA)에 “최근(2월 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우라늄 농축공장 단지의 여러 곳에서 눈이 녹은 모습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그는 “농축 장비가 열을 발생시키는 만큼 눈보라가 그친 뒤 지붕 등에서 눈이 녹은 것을 보면 공장 일부가 가동 중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특히 핵시설 내 ‘육불화우라늄’ 공급소와 통제실 부분에 눈이 녹아있다면서 “이는 가장 중요한 징후다. 이곳은 시설이 가동 중일 때만 가열된다”고 지적했다. 육불화우라늄은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한 공정 과정에서 사용된다.

그는 플루토늄 확보에 핵심적인 시설인 5MW 원자로에서도 활동이 계속해서 감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터빈 건물과 열 교환 시설의 지붕과 환기 굴뚝에서 눈이 먼저 녹는 것을 볼 수 있고, 원자로 운영을 지원하는 건물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눈에 띈다”고 했다.

IAEA는 앞서 지난해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지난달 초부터 북한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에서 냉각수가 배출되는 등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에서 5MW 원자로를 가동한 징후가 포착된건 2018년 12월 이후 2년 반 만이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또 “북한이 2003년부터 2018년 까지 네 차례 플루토늄 생산 활동을 벌였고, 여기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또 한 차례의 플루토늄 생산활동이 추가된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VOA는 전했다.

통일부는 14일 이 같은 분석에 대해 “특정 시설의 가동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핵, 미사일 동향에 대해서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면밀하게 추적 감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영변#우라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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