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하자 도시 봉쇄하고 사살한 北, 이번엔 어떤 반응?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일 1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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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인원이 육로로 월북한 가운데 북한의 반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며 접경을 수년째 봉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강도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신원미상 인원 1명이 전날 오후 10시40분께 월북했다. 군은 월북 동향을 파악하고 신병 확보를 위해 비무장지대 안으로 병력을 투입했지만 이 인원을 붙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월북자를 확인한 북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접경을 전면 봉쇄하는 조치를 취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외부 인원 유입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북중 접경지대를 허가 없이 통과하는 이를 사전 경고 없이 무조건 사살할 방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0년 9월 당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양국 간 교역이 급감함에 따라 북한 밀수업자들이 무단으로 국경을 넘고 있다”며 “그 결과 북한 당국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1~2km 떨어진 지역을 완충지대로 만들고 특수작전부대를 보냈는데 그들은 무단으로 북중 국경을 넘는 자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하달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한국에서 북한으로 사람이 넘어간 경우 터무니없이 강력한 조치를 취한 사례는 이미 발생했다.

2020년 7월 탈북민 김모씨가 한강을 헤엄쳐 고향 개성으로 들어가자 북한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김씨가 7월19일 귀향하자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4일자로 개성시를 완전 봉쇄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의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들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들을 격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내에 악성 비루스가 유입됐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격노했다. 그러면서 김씨 귀향을 차단하지 못한 군인들을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방역당국은 김씨가 코로나19 확진자나 밀접접촉자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8월13일에야 개성시 봉쇄를 해제했다. 봉쇄 중에는 개성 주민들에게 식량과 생활보장금이 지원되기도 했다.

같은 해 9월22일에는 북한 옹진반도 근해에서 표류하던 서해 해상에서 표류하던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졌다.

사건 발생 3일 뒤인 9월25일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는 한국군에 보낸 통지문에서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씨를 사살한 부대가 북한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당시 북한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2일 오후 해상을 표류 중이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 이모씨를 발견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한 부대는 북한 해군 서해함대(제587군부대) 8전대(황해남도 옹진군) 2편대 소속 서해 해상분계선 고정 경비 근무를 서는 전투근무함정(고속정)”이라며 “8전대는 1999년 제1연행해전과 2002년 제2연평해전 때 우리 군에 포격을 가한 부대”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이들은 밤 10시께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소각한 뒤 다음날인 23일 오전 입항했는데 해군사령부는 바로 이번 사건을 단행한 8전대 2편대장(상좌)과 해당 단속정 정장(상위)에게 유선으로 ‘노고를 높이 치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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