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인류의 기후 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신(新) 기후체제’ 구성을 위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다. 13일간 열리는 COP26은 2015년 파리 협정이 체결된 이후 열리는 가장 중요한 기후 회의로 꼽힌다.
이번 회의에서는 Δ21세기 중반 탄소 중립 달성 방안 Δ산업화 시기 대비 온도 상승 1.5도 이하 관리 Δ생태계 보전 Δ‘기후변화 금융 기금’ 확보 Δ파리협정 세부 이행계획 확립 Δ협업 체계 촉진 등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을 위한 광범위한 주제가 논의된다.
특히, ‘기후 기금’ 확보는 주요 의제로 꼽힌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산업 전환, 기술 개발 및 도입, 사회 구조 전환 등 비용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과거 산업화 시기에 많은 양의 온실 기체를 방출했지만, 현재는 서비스 산업 성장으로 상대적으로 기후변화 부담이 적다. 반면에 개발도상국은 제조업 등 산업화를 진행하고 있어, 기후변화를 위한 비용이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책임은 선진국이 더 크지만, 기후 변화 영향은 모든 국가가 함께 받고 개발도상국은 적응 여력이 적은 편이다.
이러한 ‘책임 소재와 부담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기후 기금’이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이 연 1000억달러의 재원 조성에 합의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정책 점검 및 2025년까지의 새로운 계획이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9월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 ‘극단 기후에 노출되는 세대 간 불평등’에 따르면, 현재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유지된다면, 2020년생 사람은 1960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2.6배 더 많은 가뭄, 2.8배 더 많은 홍수, 3배 더 많은 경작 실패, 2배 더 많은 산불을 겪는다.
2016년 이후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난 5300만명의 어린이는 약 4배 더 많은 극한 기후 상황을 경험하게 되지만,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같은 또래의 1억7200만명의 어린이는 6배 더 많이 겪는다.
국제 아동 인권보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에 따르면 “저소득 및 중간 소득의 국가의 아동은 기후 위기의 가장 위험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문제를 물려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이 기후 기금을 거부하는 등 국제 사회의 약속이 지금까지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에 796억달러의 기후 금융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오던 과학계도 이번 COP26을 주목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2021년 노벨물리학상을 기후변화 연구에 기여한 과학자들에게 수여했다.
또 의학·보건학 및 의과학 분야 220여개의 국제학술지는 9월 COP26을 앞두고 작성한 공동사설을 통해 “(탄소 감축 및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와 경제 운영 방식과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많은 정부가 전례 없는 자금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병의 위협에 대처한 것처럼 환경 위기에도 비상 대응이 필요하다. 당장은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만 양질의 일자리, 대기 오염 감소, 신체 활동 증가, 주거 환경 개선 등 건강상의 이익으로 돌아올 것”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