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빠 못 구했나” 北 피살 공무원 아들 편지 원본 靑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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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8일 17시 40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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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 사건과 관련해, 그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 원본이 8일 청와대에 공식 전달됐다.

해당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55)는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만나 편지 원본이 든 봉투를 건네며 “조카가 유가족의 입장을 대변해 쓴 편지를 전달한다. 대통령께 잘 전달돼서 진지하게 답변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조카가 쓴 2쪽짜리 편지 원본 외에도 동생의 전 장인이 쓴 2쪽짜리 편지를 함께 청와대에 전달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이모 군은 해당 편지에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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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편지 대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 씨는 “조카가 육군사관학교를 준비할 만큼 공부를 잘한다”며 “아빠에게 편지를 쓰듯 써달라고 했을 뿐 저나 언론사, 특정 세력이 편지를 쓰라고 사주한 적 없다. 동생의 죽음을 너무 정파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댓글 등 2차, 3차 가해 등에 대해선 법적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씨에게서 편지를 전달받은 고 행정관은 “다시 한번 가족들에게 조의와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며 “오늘 주신 서신은 대통령께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 만찬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한번 꺼냈다. 그는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을 강조한 바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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