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北, 이례적 두 번 ‘미안하다’ 표현…변화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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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5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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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군의 어업지도원 총격 사망사건’에 관한 현안질의에 앞서 관계자로부터 ‘북한 노동당 중앙위 명의의 통지문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군의 어업지도원 총격 사망사건’에 관한 현안질의에 앞서 관계자로부터 ‘북한 노동당 중앙위 명의의 통지문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실종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속하게, 또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72년 김일성 주석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면담하면서 구두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는 식으로 표현이 있었다”며 북한의 사과 사례를 소개했다. 이는 1968년 1월 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 사건에 대한 사과였다.

또 “대통령은 아니지만 2002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의원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이 ‘극단주의자들이 잘못을 저지른 일(무장공비 사건)로 미안한 마음’이라는 표현을 한 적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두 번에 걸쳐서 한 전문 내에 미안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례는 없었다”며 “북으로서 결정적으로 이 상황을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대응하는 과정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측이 보내온 통지문을 보고 변화를 실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준직에 따라 사살했다고 하는 게 남북관계의 변하지 않은 냉엄한 현실을 드러내는구나 했지만 그런 현실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북측 조치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건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발표한 북측 통지문 전문에 따르면, 북한은 ‘정체불명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남성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얼버무리고는 답변을 하지 않았고, 이후 도주할 듯 한 상황 등이 조성 돼 규정에 따라 10여발 사격했다고 했다. 시신은 혈흔만 남기고 사라져 부유물만 소각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귀측(남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도 없이 일반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를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 표시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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