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주부-청년도 투기대열”… 野 “고통 외면한채 또 궤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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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집값 폭등 文정부 실책탓 아냐, 투기 전염병 때문에 정책 안먹혀”
개인 SNS에 연이어 ‘부동산 훈수’… 野 “평범한 시민을 투기꾼 몰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가격 폭등은 문재인 정부의 실책 때문이 아니라 주부 청년들까지 투기 세력에 동조하는 등 사회 전체에 투기 심리가 전염병처럼 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지난달 18일 ‘금부분리’(금융과 부동산 분리) 정책을 제안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한 데 이어 또다시 부동산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야당에서는 “추 장관이 선량한 시민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법무부 장관의 6번째 ‘부동산 훈수’

추 장관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전염병 백신’ 개발이 아직 안 되고 있다”며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신규 공급 확대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뚜기식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그들(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의 주장은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바이러스 위기를 조장한다는 것”이라며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 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투기 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주부에 이어 젊은층마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 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 장관도 아닌 추 장관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 장관은 지난달 18일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인 것에 있다”고 주장하는 등 지난달 21일까지 나흘 연속 집값 상승이 현 정권의 정책 실패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 야당 “내 집 마련의 꿈이 ‘투기’냐” 비판

외부의 비판에도 약 한 달 만에 재개된 추 장관의 부동산 훈수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전광훈 목사가 아닐까 싶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체로 찬성한다”면서도 “이 정부 담당자들의 메시지는 투박하고 한심하고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다. 조정 기간 중에 생기는 정책 수용자들의 불가피한 갈등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없는 거친 언사는 옳은 정책으로도 인심만 잃는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은 23일 논평에서 “그간 조용하더니 코로나19 혼란 속에서도 국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또다시 부동산 문제에 훈수를 두며 궤변을 시작했다”며 “그런 논리라면 집값이 내려가도 문재인 정부의 치적이 아닌 투기 세력이 절제한 탓인가”라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22일 페이스북에 “젊은 맞벌이 부부가 애써서 아파트를 구하려는 게 투기냐”며 “부동산 정책 실패는 내 집 마련의 실수요자들까지 투기 세력으로 범죄시하는 인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은지 wizi@donga.com·윤다빈 기자
#추미애#부동산 투기#고통외면#집값 폭등#정부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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