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18일로 연기…사실상 ‘FOC 검증’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6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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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6일 예정된 연합훈련을 18일로 연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규모가 축소된 데다 정부가 연합훈련을 진행한 이유였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도 사실상 무산돼 훈련의 목적과 내실 모두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연합지휘소 훈련을 18일부터 28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훈련 참가차 대전 자운대에 파견된 육군 간부가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16일 시작하려던 본 훈련을 긴급 연기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한 본 훈련은 18일부터 22일까지 1부 방어, 24일부터 28일까지 2부 반격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훈련 시간 및 규모도 대폭 줄었고 코로나19 감염 최소화를 위해 수도방위사령부의 B-1 문서고 등 기존 전시지휘소 대신 각 군의 임시 시설에서 훈련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번 훈련의 주요 화두였던 전작권 전환의 2단계 조건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본 훈련에서 이뤄지지 않게 됐다. 일부 FOC 검증은 한미가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연합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도 “전작권 전환 뒤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령부 구조를 적용한 예행연습을 일부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가 하반기 연합훈련 당시 본 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했기 때문에 이번 본 훈련의 FOC 예행연습은 사실상 ‘FOC 검증 무산’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12일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달 한미 연합훈련에 FOC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간 정부는 ‘조속한 전작권 전환’ 방침에 따라 이번 훈련에서 FOC 검증을 핵심만이라도 진행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군 관계자는 “FOC 검증을 두고 한미 간 ‘동상이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 전반기 연합훈련 때 FOC 검증 수준과 방식을 두고 이견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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