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보투톱, ‘스몰딜+α’로 북미회담 중재 모색

한기재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20-07-06 03:00수정 2020-07-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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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α 폐기-美 제재완화 교환’… 여권 핵심 “북-미 설득카드로 추진”
이번주 방한 비건과 본격 협의할듯… 北최선희 “美와 마주앉을 필요 없다”
동아일보 DB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일단 거부한 가운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등 새 외교안보 라인이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조치로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스몰딜+α(플러스알파)’ 구상으로 북-미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5일 “서 내정자는 국가정보원장 시절부터 모든 핵 시설의 신고, 폐쇄를 뼈대로 한 ‘빅딜’은 더 이상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미국에 여러 차례 전한 것으로 안다”며 “스몰딜+α 구상으로 미국과 북한을 설득해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비롯해 일부 고농축우라늄(HEU)·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불능화 또는 폐기에 나서면 미국이 ‘스냅백’(약속 불이행 시 제재 재도입)을 전제로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하자는 것. 문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인식에는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등도 이견이 없다. 박 후보자는 국정원장 후보자 지명 직전인 지난달 16일 라디오에서 “영변 핵시설을 플러스해서 폭파하고 ‘행동 대 행동’으로 미국도 제재 해제와 경제 지원을 하는 돌파구라도 만들어야만 트럼프도 살 수 있고 김정은도 살 수 있다. 문 대통령도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미국이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조야에서도 스몰딜을 뼈대로 한 비핵화 접근법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퍼지는 분위기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가까운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은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대신 미국이 대북제재의 약 30%를 해제하고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 복구하는 스냅백 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합의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새 외교안보 라인은 이번 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협의를 갖고 이런 인식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대북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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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미 외교를 실무 총괄하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담화를 내고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굳이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최선희가 7개월 만에 대미 메시지를 낸 데다 ‘새로운 판’ ‘용단’ 등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부터 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박효목 기자


#북미 정상회담#스몰딜#대북제재#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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