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이르면 8월말 대표직 사퇴…새 리더십으로 쇄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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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5.17/뉴스1 © News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5.17/뉴스1 © News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당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라는 거대 양당과 그들이 만든 비례정당 사이에서 무력했던 정의당이 2년 후 대선과 4년 후 총선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기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번 새로운 당 지도부 구성과 혁신에 달려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심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의에서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모든 책임은 대표인 제가 감당하겠다”며 “새로운 리더십 선출을 위한 조기 당직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당 대표) 임기를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1년 7월까지로 앞으로 1년여 남았지만, 임기를 채우지 않고 미련없이 물러나 당의 리더십을 교체하겠다는 강력한 쇄신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심 대표는 “남은 기간 당 혁신사업을 뒷받침하고, 총선 이후 닥친 현안과제들이 소홀히 다뤄지지 않도록 공백을 메꾸는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오는 7월 당원대회에서 쇄신을 위해 차기 당대표와 전국 시도당 위원장 등을 새로 선출하자는 결정을 내리면, 이후 준비과정을 거쳐 8월 말이나 9월 초에 선거를 통해 당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체제를 완전히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가 이처럼 승부수를 던진 것은 4·15 총선 결과로 인한 당의 내상이 치명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사상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구성을 꿈꿨지만 총선 결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사실상 ‘패배’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당은 크게 흔들렸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 등 총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2석이었던 지역구에선 경기 고양갑 심상정 대표만 유일하게 당선되며 한계를 절감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 2중대’라는 세간의 의구심을 재확인시키며 당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비례위성정당의 난립을 예상하지 못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만 기대를 건 대목도 뻐아픈 실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심 대표와 정의당은 우선 절박한 마음으로 총선 과정을 복기한 후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혁신의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쇄신의 첫 단계로 심 대표는 당의 새로운 리더십 교체 준비를 위한 독립적 혁신위원회 구성을 이날 제안했다.

심 대표는 “저는 당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리더십 교체 준비를 위한 독립적 집행권한을 갖는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드린다”며 “혁신위에서 준비된 당 혁신과제와 발전전략이 7월 말 혁신 당 대회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뒷받침하는 것이 당 대표로서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 만나 “단순히 지도부에 속한 사람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 시스템 자체를 혁신하자는 것”이라며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혁신위가 전면적 쇄신안을 당원대회 때 내놓아 이 안이 통과되면, 합의된 룰을 기반으로 전국동시 당직자 선거를 치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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